전설적인 취재기법 중 ‘벽치기’라는 게 있다. 벽에 귀를 대고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래 엿듣는 행위다. 그만큼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는 반증이기도 했지만 ‘반칙’이라며 지금은 사라진 취재방식이다. 또 간혹 문서를 내부자로부터 입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 취재에서는 거의 벌어진 적이 없던 취재방식이다.
그러나 본프레레 후임감독 취재에서 바로 그 벽치기가 등장해 기자와 기술위원이 맞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건은 기술위원회가 열린 지난 2일 터졌다. 축구협회 근처의 식당으로 기자들이 식사를 하러 갔는데 공교롭게도 기술위원들도 이 식당을 예약을 했던 것이다. 옆방에 자리잡은 기술위원들의 말소리가 벽을 타고 들려오기 시작했다.
모 기자는 벽에 귀를 대고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6∼7표를 얻은 감독 3명을 포함해 4명 정도를 올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우리가 한 것이 뭐냐”는 하소연도 흘러나왔다는 게 벽치기를 했던 기자의 전언이다. 이 기자는 기사를 썼고 기술위원들은 전면 부인했다.
기술위원들은 “들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취재방식도 비열했다”며 기자를 강하게 몰아세웠고 말다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며칠 뒤에는 SBS에서 감독후보들에 대한 채점표를 단독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최고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했고, 축구협회는 ‘벽치기’ 때보다 더 난리가 났다. 기자들 무서워서 검찰청처럼 각 사무실에 첨단 출입장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
또 방송사들은 후임 감독발표 때에는 중계방송도 계획중이다. 한국에선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
‘벽치기’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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