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준 회장 | ||
어두운 무대 한 귀퉁이에 앉아있는 그의 표정을 읽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추첨식 뒤 한 가지 에피소드를 전했다. 자신의 바로 뒤에 앉아있던 프랑스의 전설적 축구스타 미셸 플라티니가 “한 조에 속했으니 잘해보자”며 간접 선전포고를 했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개최국 독일과 전 대회 우승국 브라질을 피했다”는 데 무척이나 만족해하는 모습. 실제로 이날 브라질은 물론 크로아티아, 호주와 한 조에 속한 일본측 취재진은 조 확정 뒤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정 회장은 “첫 경기 장소인 프랑크푸르트가 베이스캠프로 확정한 쾰른에서 가까워 참 다행스럽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6∼7명의 한국 취재진의 손을 일일이 다 잡으며 감격해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조 추첨 기간 사업가이자 대한축구협회장, FIFA 부회장으로서 다면적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 내 차량에 큼지막하게 ‘HYUNDAI’라는 로고를 달고 공식차량으로 활용케 해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린 것은 물론, 심판의 편파판정을 지적해 축구협회장으로서 국익에 우선하는 일면도 드러냈다. 무엇보다 각 대륙별 축구연맹 회장들과 연달아 회동하며 스포츠 외교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비중을 과시했다.
오상도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