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2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는 박지성. 이후 히딩크는 세계적 명장이,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거가 되는 쾌거를 이뤘다. | ||
그럼 유럽에 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아드보카트 감독의 뒤를 따르면 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로2004에서 네덜란드를 4강으로 올려놓았지만 언론의 거센 비난 여론에 떠밀려 감독직을 사퇴하고 독일 뮌헨 글라드바흐와 UAE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세계적인 명장이라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유로 2004전에는 에인트호벤과 글래스고 레인저스를 맡았다.
선수들의 바람과 마찬가지로 아드보카트 감독 입장에서도 2006 독일월드컵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부각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맡기 전 스페인 레알 베티스를 3개월간 지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을 맡은 뒤 리그 우승에 실패하며 쫓겨나다시피 레알 베티스로 옮겨갔었다. 2002월드컵이 아니었으면 그냥 잊혀질 뻔했던 감독이었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은 2002월드컵을 통해 개인적인 도약기를 마련했다. 2002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은 조국 네덜란드로 돌아가 에인트호벤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았고 호주대표팀을 맡는 투잡스족으로 변신해 호주에게 34년 만의 월드컵 진출이란 선물을 안겼다. 요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물망으로도 거론되는 등 최고의 주가를 내달리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 유럽클럽 감독으로 부임할 경우 분명히 최소 한두 명의 태극전사들을 데리고 갈 것으로 보인다. 원래 감독들은 자신이 키운 선수들을 가장 잘 알고 선호하기 때문이다.
첼시의 무링뇨 감독은 FC포르투에서 데리고 있던 페레이라, 카르발뇨 등의 수비수를 첼시로 이적시켰다. 또 스페인 발렌시아를 지휘하다 리버풀 감독으로 옮긴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발렌시아에서 데리고 있던 시소코와 함께 리버풀로 왔다.
히딩크 감독이 정에 이끌려 박지성 이영표를 데려간 것이 아니라 두 선수의 기량이 네덜란드에서 충분히 통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2006독일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유럽팀의 감독으로 옮겨가게 된다면 독일월드컵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한국 대표팀 선수들 중 한두 명이 그와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이제 6개월밖에 안 남았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