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끊임없는 도덕적 불감증과 해이로 인해 천안시의회의 위상이 땅에 떨어지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이로인해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언론, 공무원들마저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지만 시의회는 아랑곳 않고 마이웨이다.
◇ J의원, 음주단속 적발과 접대 의혹 보도 논란
지난 17일 밤 J의원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로데오거리 앞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J의원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운전자가 늦게 도착하자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하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되는 수취로 운전한 J의원은 현재 행정·형사처분을 앞두고 있다.
앞서 J의원은 식사접대를 받고 천안 쌍용지구(자연경관지구) 해제 관련 청원의 건을 심의·채택했다는 언론의 로비 의혹 보도에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해당 언론사를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줄줄이 사법당국 조사받는 시의원... 시민.사회단체 비상식적 행태 비판 성명
지난 17일 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천시협)은 천안시의회 H의원의 결산검사위원 선임에 대한 논평을 내며 “천안시의회의 도덕불감증이 보여주는 비상식적 행태”라며 위원 선임을 철회하고 도덕적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H의원은 1심에서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6월, 추징금 5천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와 함께 천시협은 제7대 의회에 들어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공여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L의원과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중인 J의원, 기부행위와 서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시의원 등으로 인해 “시의회가 불법과 부정부패로 얼룩져 도덕성을 상실하는 등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시협은 H의원 개인에 대한 논평을 낸 것이 아니라 그동안 천안시의회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며 시의회의 도덕적 불감증과 도덕적 해이를 꼬집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 시민.사회단체 목소리 무시... 시의회 ‘나 몰라’
지난해 12월 천시협이 천안시 공무원 450명을 대상으로 ‘천안시의회 의정활동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했지만 천안시의회는 설문조사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천시협은 시의회가 제기한 문제점을 재반박하며 “각 기관과 단체에서 제기된 의회 전문성과 공익성, 청렴성 결여에 대해 시의회는 부끄럽게 여기고 자숙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천시협의 요구사항이었던 ‘자구책 마련’에는 뒷전이었고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이 실시한 2015년도 지방의회 청렴도 측정결과에서 45개 기초의회 중 최하위권인 41위로 전락했다.
◇ 아랑곳하지 않는 연례행사 ‘외유성 공무연수’... 국제적 망신까지
이에 그치지 않고 천안시의회는 수천만 원을 들여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국외출장을 다녀오면서 국외출장보고서를 부실 투성으로 작성하며 외유성 공무연수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공무국외출장 개요, 출장지 일반현황, 방문지 및 견학내용, 출장을 마치면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된 38쪽짜리 출장보고서는 모 백과사전 내용과 토시하나 틀리지 않다.
또 보고서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반현황에 불과하고 현지에서 주변을 둘러본 뒤 여행후기처럼 기록했을 뿐이다.
선진지 우수사례 벤치마킹이라는 목적이었지만 2500만 원짜리 부실 출장보고서만 남긴 셈이다.
더구나 국외출장 중 일부 의원은 벤쿠버 한 호텔에서 흡연을 해 담배 냄새에 따른 객실손상비용(Room Damege Charge)을 별도로 청구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며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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