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 월드컵 미국전. 황선홍은 월드컵 동안 ‘붕대 투혼’ 등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 ||
각 방송사에선 월드컵을 앞두고 황 코치를 해설위원으로 끌어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펼쳤다. 특히 SBS와 KBS의 치열한 경쟁은 축구계에서도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황 코치는 SBS가 제안한 여러 가지 조건을 듣고 어렵게 SBS로 결정했다. 당연히 KBS는 난리가 났다. 축구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축구스타를 타 방송사에 빼앗겼으니 그 원망이 황 코치에게로 쏟아졌다. 그래도 황 코치는 약속을 번복할 수는 없다고 버텼고 구단에서도 황 코치의 결정을 수용했다고 한다.
“얼마전 가상으로 해설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내 목소리가 차분한 편이라 중계가 자꾸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는 건 차범근 감독님도 평소엔 조용하다가 마이크 잡고 해설만 하면 목소리가 커지지 않나. 나도 경기장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톤이 높아질 거라고 믿는다.”
황 코치의 든든한 재산이라면 대표팀의 홍명보 코치다. 홍 코치에게도 이미 운을 띄워놨다고 한다. 대표팀 정보가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평소 이미지대로라면 나서기 싫어할 것 같은데 황 코치는 월드컵 해설만큼은 꼭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