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엔 ‘박지성의 맨유’를 한국에서 직접 볼 수 있을까. 로이터/연합뉴스 | ||
맨유는 2006년 7월 남아공 투어를 이미 끝내고 아시아 투어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7년 7월에는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쪽으로 다시 투어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지성의 인기가 높아져 충분히 한국도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네 경기 정도가 예정돼 있는 맨유의 아시아 투어는 분명 스포츠 마케팅 업체들에게는 군침이 당기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축구 마케팅의 큰손으로 떠오른 A 사의 M 대표는 500만 달러(한화 약 50억 원)의 거금을 맨유의 아시아 투어에 베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맨유가 중계권에 대한 협상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마케팅업체가 돈을 벌 수 있는 부분은 일명 A보드(광고판) 등에 한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M 씨가 거액을 투자하려는 이유는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축구마케팅과는 무관했던 M 씨는 올 초 국가 대표팀의 전지훈련 중 있었던 친선전에 20억 원을 투자해 60% 가까운 수익율을 올렸다. 대표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광고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벤처 사업가로 코스닥 활황기에 거액을 벌어들인 M 씨는 그동안 축구 마케팅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첫 손을 댄 대표팀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
M 씨의 공격적인 축구 마케팅에 대해 업계는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완전 물량 공세다. 크게 쏘고 크게 먹겠다는 전략”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맨유의 2007년 아시아투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다른 업체들은 M 씨의 공격적인 투자에 당황해하는 눈치다.
M 씨의 예에서 보듯 최근 축구 마케팅 시장이 양적인 면에서 확대되고 있다.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 맨유에 입단하면서 불기 시작한 축구마케팅의 몸집 불리기는 잡음 속에서도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마케팅 업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은 IB스포츠의 거래소 우회 등록이다. IB스포츠는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독점으로 사들이고 올해부터 2012년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올림픽, 월드컵 예선 중계권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가지고 있는 스포츠마케팅 업체다.
IB스포츠는 기존 공중파들이 방심하는 틈을 이용해 거액 베팅으로 중계권을 확보, 공중파, 인터넷 포털업체, 케이블 등 다양한 방송 업체들에게 중계권을 재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KBS에 메이저리그 중계권을 팔아 MBC와 SBS를 경악케 했다.
이런 IB스포츠가 7월 중순 거래소기업인 상림의 최대주주로부터 175만 주의 주식을 87억 원에 장외 매수해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따라서 IB스포츠는 기존의 ‘구멍 가게’ 수준이던 국내 스포츠마케팅 업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업으로 변신했다.
축구는 이제 단순히 축구가 아닌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선진적인 마케팅 기법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소수를 제외하고 현재 존재하는 스포츠 마케팅 업체 중 다수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현명 축구 전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