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자식에게 돈에 연연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 행여 내 자식이 돈 때문에 기죽을까 두려워 없어도 있는 척하는 게 일반적인 선수 부모들의 삶의 모습이다.
나 또한 IMF를 겪으면서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빠듯한 살림살이로 현수를 뒷바라지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차마 입으로 말은 못하고 현수가 스스로 포기해주길 바랐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자식이 계속 운동하기를 고집한다면 빚을 내서라도 뒷바라지를 해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현수의 쇼트트랙 자질이 남달랐기 때문에 고생을 감수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그때 생활이 너무 힘든 나머지 현수에게 쇼트트랙을 포기하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