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개막을 앞둔 박지성이 2년차 징크스를 뚫고 진정한 잉글랜드 성공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맨체스터에서 유소년 선수들과 즐겁게 훈련하는 모습. 사진제공=나이키 | ||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박지성에게 2006~2007 시즌은 이름값을 더욱 공고히 하는 시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시즌을 앞두고 맨체스터 현지에서 들려오는 얘기가 무척 고무적이다. 맨유에서 직접 박지성을 만나 인터뷰 한 내용과 맨유의 분위기를 정리해 본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벤치를 지킬 것이란 히딩크 감독의 반협박성(?) 경고에도 불구하고 맨유로 이적해 주전을 확보하며 산뜻하게 데뷔 시즌을 마쳤다. 맨유의 새내기로 합격점을 받고 연봉 40% 인상이라는 A플러스급 선물까지 챙겼다. 실상 비교적 헐값에 데려온 박지성의 활약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맨유는 이제야 제값을 쳐주며 박지성을 대우하게 된 것이다.
맨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별다른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공격수 판 니스텔로이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고 토트넘에서 마이클 캐릭을 데려온 정도다. 새로운 구단주 말콤 글레이저가 돈지갑을 열어놓지 않으니 별수 없는 노릇이다.
비록 노장 스콜스, 라이언 긱스, 솔샤르 등이 회춘 모드로 바뀌었지만 체력 부담을 생각한다면 ‘체력짱’ 박지성에 거는 기대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력 보강이 시원치 않아 박지성의 어깨가 무거워진 셈. 한편으론 오히려 팀내 위치를 더욱 단단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 로이터/뉴시스 | ||
남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평소 성격이 운동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며 “요즘 보기 힘든 젊은 선수”라며 인간적으로도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지성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며 사려가 깊다. 최근에는 많이 나아졌지만 취재진의 가벼운 질문에도 진지하게 생각한 뒤 답을 하는 등 답답할 정도로 생각이 많았다.
에릭 칸토나, 로이 킨 등 거칠고 튀는 성격으로 ‘한성질’하던 선수들과 악동 웨인 루니와 철부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을 두루 거친 퍼거슨 감독에게 박지성의 모습은 신선하기까지 했을 것이다. 외적 실력과 인간적인 품성까지 지닌 박지성에게 푹 빠진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올 시즌 벤치에 앉힐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맨유는 세계적인 팀이다. 이적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맨유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맨유가 자신을 내보내지 않는다면 선수 생활을 맨유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며 1년 만에 깊게 쌓인 애정을 과시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네덜란드 리그에 비해 거친 잉글랜드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썼다. 작은 체구로 뛰어난 심폐기능을 지닌 박지성이지만 몸싸움에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박지성은 “지난해 피지컬 측면에서 노력했고 많이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평평한 그라운드에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는 눈이 날카로운 박지성이 몸까지 만들어놨으니 이번 시즌에 2년차 징크스는 명함도 꺼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성욱·변현명 축구전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