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영역을 넘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우뚝 선 우즈. 그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는 골프룰의 개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한국시간) 우즈는 미PGA 커미셔너인 팀 핀첨과 만났다. 여러 가지 대화 주제가 있었지만 도핑 테스트가 주된 화제가 됐다.
골프는 약물 복용에 관한 한 가장 관대한 종목이다. 아직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도 않았고 ‘근력 강화가 골프 실력 향상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최근 육상 남자 100m 세계기록보유자인 저스틴 게이틀린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8년간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심심치 않게 약물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면 골프는 약물에 관한 한 치외법권지대다.
핀첨 커미셔너는 “어떤 선수가 스테로이드(근육강화제)를 복용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미PGA는 도핑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우즈는 핀첨과 만난 다음 날인 25일 “PGA투어에서 도핑 테스트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확실히 밝혔다.
비거리가 짧았던 선수가 수년 만에 기록적인 장타자로 변신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당연히 근육 강화제 복용 의혹이 일고 있다. 미PGA의 프레드 펑크가 대표적인 선수고 2003년 성대결을 준비하며 남성 못지 않은 근육을 자랑했던 아니카 소렌스탐도 스테로이드 복용을 의심받고 있다.
R&A는 오는 10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월드아마추어팀챔피언십 때 사상 첫 도핑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직 프로대회에서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다는 얘기는 없지만 이번 타이거 우즈의 지지 발언으로 인해 조만간 프로대회에서도 도핑 테스트가 실시될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PGA는 2007년부터 포스트시즌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핀첨 커미셔너는 새 제도를 확정하기 전 우즈를 만났다. “골프가 미국 메이저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포스트시즌이 없다. 흥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핀첨의 설득에 우즈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골프 포스트 시즌 제도는 예정대로 준비되고 있다.
이쯤 되면 우즈가 세계 골프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하려거든 우즈의 결재가 꼭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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