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순희가 이전과 변한 게 있다면 딱 한 가지. 수다가 늘었다는 것. 이전에는 시합 전에 말 한 마디 안 꺼내면서 집중력을 높였다면 지금은 시합 들어가기 전까지 수다를 떤다. 인터뷰 나오기 전에 훈련 마치고 그 ‘여사’들과 고스톱 치며 스트레스 풀었다는 말에 서로 한참을 웃었다.
‘암’이란 타이틀에 인생 자체가 칙칙할 거란 선입견은 오래 전에 무너져 버렸다. 환하게 웃던 부순희가 눈을 크게 뜨며 이렇게 말한다.
“그거 아세요? 사격 선수들 대부분이 A형이라는 거? A형이 총을 잘 쏴요. 소심하고 깐깐해서 그런가 봐요.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진종호도 A형이에요. 아마 격투기 선수들은 O형이 많을 걸요? 호호.”
이렇게 웃던 사람이 사진 촬영을 위해 총을 드니까 표정이 싹 변한다. 역시 총잡이는 총잡이였다.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