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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알렉스 퍼거슨, 조세 무링요, 아르센 웽거 감독. 로이터/뉴시스 | ||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에는 20명의 감독들이 있다. 그러나 스타일이 같은 감독은 한 명도 없다. 그래도 비슷한 감독들을 묶는다면 퍼거슨 감독과 조세 무링요 첼시 감독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단결을 이끌어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아스널의 아르센 웽거 감독의 조용하면서 강력한 리더십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명문 클럽인 맨유, 첼시, 아스널 세 감독의 각기 다른 지도철학을 살펴봤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 감독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맡았던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에버딘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에버딘이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스코틀랜드리그는 글래스고 레인저스와 셀틱이 번갈아 가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류 의식에 젖어있던 에버딘 선수들을 일류로 만든 이가 바로 퍼거슨이었다.
선수들은 퍼거슨을 ‘화난 퍼기’라는 별명으로 부르면서도 충성을 다했다. 스타 선수일지라도 퍼거슨에게 찍히면 그날 당장 짐을 싸야했다. 퍼거슨이 맨유에서 데이비드 베컴, 판 니스텔로이, 로이 킨 등을 가차없이 내친 일도 역사적으로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퍼거슨은 1983년에는 에버딘을 이끌고 레알 마드리드를 꺾어 UEFA컵 위너스컵 정상에 올라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1986년 맨유로 옮겨온 후 퍼거슨의 행보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화려하다.
퍼거슨의 지도자 스타일은 ‘감독은 하늘’이다. 왠지 유럽 축구계는 자율이 넘쳐날 것 같지만 오히려 명문팀의 감독들은 차갑고 무서운 이미지가 강하다.
첼시의 조세 무링요 감독(43)은 경기 중 단 한 번도 인상을 펴지 않는다. 평상시에도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잉글랜드 언론들은 “퍼거슨은 골이 터지면 웃기라도 하는데 무링요는 얼음 덩어리 같다”고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영국 언론들은 무링요를 좋아한다. 인간적으로 친하다는 게 아니라 항상 기사거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설기현이 속해 있는 레딩과의 원정 경기에서 골키퍼 페테르 체흐와 쿠디니치가 머리를 다치자 “체흐는 죽을 수도 있었다. 레딩과 영국축구협회는 각성하라”며 한 마디를 던졌다. 다음날 이 발언은 대서특필됐고 첼시 선수들도 레딩을 비난하고 나섰다.
같은 프리미어리그 감독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무링요의 노림수는 따로 있다. 영국 기자들은 “워낙 쟁쟁한 스타들이 포진한 첼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링요는 자신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선수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해석한다. 선수들은 감독이 나서서 외부 세력과 맞서기 때문에 감독을 존경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감독의 말을 철저히 따른다.
무링요는 선수 시절 내세울 만한 팀에 있어본 적이 없었다. 무링요는 자신의 한계를 빨리 깨닫고 지도자로 변신해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그가 알아챈 성공 방정식은 감독을 하늘처럼 떠받들게 하는 퍼거슨식 지도력이었다.
퍼거슨과 무링요가 ‘한성질’하는 개성으로 똘똘 뭉쳤다면 아르센 웽거 아스널 감독(57)은 학자 스타일의 조용한 성품이다. 프랑스 출신의 웽거 감독은 1996년 아스널 감독을 맡아 큰돈을 들이지 않고 유능한 선수들을 영입해 명문 아스널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언론에 10년 동안 웽거 감독이 큰소리를 쳤다는 기사가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은 점은 웽거 감독의 성품을 얘기해준다. 런던에서 10년을 살았지만 그 흔한 박물관 한번 가보지 못한 웽거 감독은 “집, 경기장, 훈련장 가는 길밖에 모른다”고 밝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웽거 감독은 경제학 석사학위 소지자로 마치 공장 컨베이어 벨트가 부드럽게 돌아가듯 조직력의 아스널로 팀을 개편했다.
티에리 앙리는 “웽거 감독의 인품을 존경한다. 전반전에 지고 있어도 하프타임에 어떤 꾸중도 하지 않는 감독을 위해서 후반에는 힘을 더 낸다”고 말한다.
아무리 나이가 어린 선수라도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무한경쟁을 독려하는 것도 웽거 감독의 장점이다. 아스널은 17세의 차세대 잉글랜드 대표팀의 테오 월콧과 19세의 스페인 출신 파브레가스를 주전으로 뛰게 하고 있다. 맨유와 첼시가 검증된 스타들로 팀을 꾸린다면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능력이 바로 웽거 감독만의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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