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명환(왼쪽), 김선우 | ||
더욱이 일본프로야구가 내년 시즌 뒤부터 각 팀마다 아시아 선수 1명에 한해 외국인이 아닌 자국 선수와 동등한 자격을 준다는 ‘아시아 엔트리제’의 도입을 서둘고 있는 시점이어서 둘의 일본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게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까 일본내의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돈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이다.
박명환과 김선우 측은 7000만~ 8000만 엔의 연봉을 예상했지만, 일본 팀들의 카드는 5000만 엔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연봉 5000만 엔은 일본 팀들이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큰 부담없이 데려오는 트리플 A의 중급 이하 선수의 대우다. 계약 기간도 2년 이상은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일본 팀들은 비록 둘 모두 한국 대표 출신이기는 하지만 일본 무대에서의 성공 여부에 대한 불안감으로 적극적인 대시를 할 수 없었다.
박명환의 경우에는 선발과 구원 투수 모두 가능해 쓰임새로 볼 때 요미우리와 한신을 비롯한 몇몇 팀들에게 강하게 어필을 했지만 연봉 이외에 다년 계약 요구도 적잖은 걸림돌이 됐다.
김선우 역시 WBC에서의 인상적인 투구로 보비 밸런타인 감독이 이끄는 지바 롯데와 왕정치(일본명 오 사다하루) 감독의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끝내 결실을 보지 못했다.
김선우는 1년 계약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평가는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선발로 던질 경우 5~7승 정도는 할 수 있지만 10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해당 구단 스카우트들의 결론이었다.
2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올시즌 대박을 터트린 이승엽과 WBC에서의 선전 등으로 일본 내에서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프로야구의 문턱이 만만치 않다는 게 두 선수의 예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단 이병규의 경우에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한 게 좋은 평가를 끌어내는데 큰 몫을 했다.
양정석 일본야구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