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심권호 코치가 공격적으로 나섰다. “(황)영조 형이요? (유)남규 형이랑 똑같아요.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다 보니 ‘진짜’를 못 찾는 거예요.” 이에 대해 유남규 감독은 심 코치의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먹이는 것으로 ‘약한 긍정’의 반응을 내비쳤다.
교과서에 실린 인물답게 황영조 감독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또 직업 및 경제력도 좋다. 여기에 ‘비디오’까지 나쁘지 않고 순박한 느낌을 주는 강원도 억양과 논리 정연한 화술도 갖췄다. 그러니 주변에 여자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이라고 할까. 진정으로 ‘몬주익의 영웅’을 이해하고 평생을 함께할 ‘진짜 여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오히려 지나친 유명세가 때로는 연애에 방해가 된다는 분석이다.
유 감독은 “(황영조는 자신과) 비슷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다르다”라고 말했다. 마라톤의 특성상 진중하고 뚝심은 있지만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지적. 이럴 경우 여자가 지루함과 너무 일찍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즉 ‘연애의 기술’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이 의견 일치를 본 대목은 ‘바쁘다’는 부분. 자신들도 마찬가지지만 현역 지도자인 황영조 감독도 전지훈련과 대회 출전, 팀 운영 등 선수들을 관리하느라 연애를 할 물리적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몇 개월씩 얼굴도 보지 못하기 십상인 바쁜 체육인을 요즘 여자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노총각 금메달리스트들의 하소연이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66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