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부진과는 달리 이상민은 지난 21일 발표된 2006∼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베스트5’투표에서 최다 득표 선수가 됐다. 2001∼02시즌부터 6회 연속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로 뽑힌 것이다.
―아마 개인적으로도 농구를 하면서 가장 성적이 나쁜 해인 것 같다. 허재 감독에 대한 책임론도 나오고 말이 많은데….
▲감독님이 워낙 농구를 잘했기 때문에 자기 눈에 차지 않는 선수들에게 실망감이 큰 것 같다. “형(이상민은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른다) 기준으로 보면 대한민국에서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몇이나 됩니까”라고 건의도 많이 했다. 현재 여러 문제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것이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22일 추가 전화인터뷰).
▲정말 대략난감이다. 기뻐할 수만도, 그렇다고 웃어버리지도 못하는 묘한 상황이다. 올해 큰애(딸 유진)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학부모가 된다. 학부모인 선수가 올스타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진기한 일이다. ‘영원한 오빠’가 아니라 학부모인 ‘아빠’다(웃음). 그만큼 새로운 스타가 없다는 얘기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기쁘고 팬들에게 감사하지만 농구계 전체가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킬 생각은.
▲큰아이는 차분한 성격에 책을 보는 습관이 좋다. 잘 모르겠지만 공부를 잘할 것 같다. 그런데 여섯 살인 둘째 준희는 “어차피 농구할 건데 공부는 왜 하느냐”며 일찌감치 장래희망을 정해버렸다. 성격도 쾌활하고 운동신경도 나쁘지 않다. 본인이 원하면 말릴 생각은 없다.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 것인지.
▲솔직히 너무 힘들다. 젊고 빠른 후배들을 상대하면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든다. 하지만 팀 사정도 있고 마지막을 좋은 모습으로 장식하고 싶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66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