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선수가 40명이 넘는 현실에서 월요예선은 미국이든 한국에서든 뉴스가 안 된다. 거의 매주 자비를 써가며 출전해야 하는 먼데이퀄리파잉의 세계에는 다수의 한국선수들도 뛰고 있다. 지난 4월 10일 진오픈 월요예선에서는 69타를 친 백진영이 1등을 해 두 명에게만 주어지는 본선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 백진영처럼 관문을 뚫으면 더없이 좋지만 수십 명에 달하는 대부분의 참가 선수는 탈락의 아픔을 곱씹으며 일찌감치 다음 대회장소로 미리 이동한다. 탈락 선수와 가족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한국선수 중 이서재, 민나온은 19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월요예선에 도전하고 있다. 두 선수는 아직 한 번도 먼데이퀄리파잉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피눈물 나는 연습을 병행하며 출전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론 자신들이 선택한 어려운 길이지만 너무 무리한 도전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본선에 못 나가면 수입(상금)은 한 푼도 없는 상태에서 경비는 경비대로 쓰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또 그러다 보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고 반복해서 예선전에 떨어질 경우 자신감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니어 시절 나름대로 뛰어난 기량으로 주위를 놀라게 한 선수들인데 정말이지 딱하다. ‘월요일의 세계’는 초라함마저 이겨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이 되고 만다.
이렇듯 미LPGA에서 풀시드를 가진 선수들과 대기시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차이는 정말 크다. 다른 선수가 미국에서 잘 했다고 자신도 미국에 가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정말 착각이다. 조금 더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한 후 미국투어 도전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월요골프의 잔인함에 어린 선수들이 미래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리유니언(미 플로리다주)= 송영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