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2008년 미LPGA의 멕시코 대회는 현재 2개에서 3개로 증가될 전망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마스터카드대회, 그리고 코로나오픈에 이어 오초아의 고향인 과달라하라에서 또 하나의 대회를 열기로 미LPGA와 멕시코 관계자들이 이미 합의를 한 것이다. LPGA 사무국 직원들은 내년 대회 준비를 위해 이번 대회기간 중 과달라하라의 골프장으로 가 현지답사를 하기도 했다.
멕시코로 오기 전 우연히 한국의 어느 골프전문기자가 쓴 ‘한국선수들이 부진한 이유’라는 칼럼을 읽었다. 이 칼럼은 한국 선수들 중 확실한 에이스가, 즉 예전의 박세리나 박지은 같은 선수가 없기 때문에 한국선수단 전체가 부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직접 투어를 경험하고 매주 대회를 지켜보는 사람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007시즌 초반 한국선수들이 역대 최다 인원 출전에도 불구하고 우승이 없는 것은 한국선수들이 부진하기보다는 그만큼 외국선수들의 실력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평준화야말로 2007년 미LPGA의 최대 특징이다. 실제로 미LPGA 사무국이나, 미국 언론도 어떤 대회에도 뚜렷한 우승 후보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초아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소렌스탐처럼 압도적인 실력 차로 투어를 평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미 동부지역은 ‘한국선수들의 우승 텃밭’으로 불릴 정도로 코리안 파워가 강세를 보였다. 비교적 코스길이가 짧고, 잔디 컨디션 등이 한국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떤 대회는 우승자는 물론이고 톱10에 무려 7명의 한국선수가 이름을 올려 ‘한국여자오픈’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미 동부지역 시합에서도 미국선수들이 서서히 우승컵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거리를 우선시하던 미국선수들이 한국선수들의 성실함과 정교한 플레이를 역으로 배워 실력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체격조건과 비거리에서 앞선 미국선수들이 훈련량과 정교함에서 한국선수와 비슷한 수준이 되니 이제 더 이상 코리아의 비교우위가 유지되기 힘든 것이다.
둘째, 여기에 코스 세팅이 점점 한국선수들에게 불리해지고 있다. 대회마다 코스 거리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거리와 함께 그린 빠르기 등 난이도도 높여 한국선수들이 적응하기에 무척 힘들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선수들의 미LPGA 우승은 올해 그렇게 쉽지 않을 듯싶다.
모렐리아(멕시코)=송영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