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구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아시아 최고의 슈터와 가드로 이름을 날린 이충희 감독과 강동희 코치의 대구지역구 ‘당선 여부’다. 오리온스 농구단의 한 관계자는 “둘 다 유력한 후보 그룹에 속해 있다. 실무자들이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사장님(단장)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충희와 강동희 두 명의 후보에, 지금 현직에 있지 않은 또 다른 한 명까지 총 3명이 ‘결선투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농구계에서는 이충희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소문 나 있다. 일부 언론이 이충희 유력설까지 앞질러 보도한 상태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이충희 감독을 1~2순위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겠다. 하지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동희 코치도 그 다음 순위에 올라 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은 비공개 면접을 거쳐 이루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그 격차는 큰 의미가 없다는 부연 설명도 이어졌다.
이충희 감독과 강동희 코치는 둘 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지명도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단점도 있다. 이 감독은 대인관계가 넓지 않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적이 많다. 즉 본인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말도 워낙 농구를 보는 눈이 정확하고 경력이 화려하기 때문에 종종 오해로 연결되곤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측근들도 “7년이 넘게 프로 코트를 떠나 있었던 까닭에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이는 ‘적’이 없고 성격이 좋기로 유명한 강동희 코치와 대조적이다.
▲ 현역 때 이충희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슛도사로 이름을 날렸다(왼쪽).‘마술사’란 닉네임으로 코트를 지배한 부산 기아 시절의 강동희 코치. | ||
그렇다면 오리온스행에 대한 9년 선후배의 입장은 어떨까. 2007년 5월 동국대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이충희 감독은 적극적이다. “내가 원한다고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공식 제의가 온다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 이제 다시 프로 코트에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프로 지도자로 좋은 성적을 거둘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팀 현역 코치인 강동희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강 코치는 “소문은 들었지만 아직 어떤 제의도 받지 않았다. 일단 현재 동부에서 아주 만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뭐라 답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오리온스행에 대해 적극적인 반면 강 코치는 러브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락할지 미지수다.
그렇다면 ‘이충희 감독-강동희 코치’는 어떨까. 아쉽게도 절충안은 없다. 의외로 둘 사이에 교류가 없고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리온스는 선택 결과를 5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