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운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마무리되고 있어 일단 브라질로 방향을 잡았다. 브라질과 영국의 축구를 접하면서 남미 축구와 유럽 축구의 차이를 비교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선문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다 전남과 FC 서울의 코치로 활동했던 고정운은 어느 날 갑자기 FC 서울에서 자취를 감춰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당시 코칭스태프 사이의 불미스런 일로 책임을 지고 팀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고정운은 짧은 지도자 생활 동안 선수 시절 경험하지 못한 ‘인생 공부’를 철저히 했다고 털어놨다.
“오는 5월 8일이면 FC 서울에서 나온 지 딱 1년 되는 날이다. 1년 동안 여기저기 (자리를) 알아보고 다녔지만 쉽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현장에서 느꼈던 지도력 부재의 안타까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유학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가족들의 이해 덕분에 떠날 수 있게 됐다.”
고정운은 은퇴할 때만 해도 지도자 자리를 놓고 걱정할 거란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즉 현역 시절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활동했던 화려한 이력들이 지도자로 연결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진짜 냉정했다. 선수 때 고정운이 코치로서 인정받는 건 아니었다. 황선홍을 비롯해서 유상철, 강철 등 은퇴한 유명 선수들이 모두 지도자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즉 아무리 잘 나갔던 선수라고 해도 한국에서 지도자, 특히 프로팀의 코치 자리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는 사실이다.”
고정운은 프로팀 코치 생활을 하면서도 화려한 축구 스타, 축구 선수 고정운을 떨쳐 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운동만 잘 하면 되는 생활에서 선수와 감독, 구단 관계자들의 입장을 신경 써야 하는 코치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