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태가 어느 정도 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박지성도 처음엔 몰랐다
박지성이 수술을 받기 위해 영국도 아닌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 4월 18일 즈음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잠시 한국에 머물던 박지성의 부모님이 4월 19일 맨체스터로 출국할 예정이었는데 18일 영국으로부터 출국일을 연기하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지성 가족들은 미국행에 대해 전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미국 비자를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박지성이 미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간다는 내용과 함께였다.
박지성의 최측근 중 한 사람은 “구단에서 부상 상태에 대해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어 우리도 답답했다”라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인지하게 됐고 지난주 비밀리에 정밀검사를 다시 받은 이후부턴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미국행에 동행하는 구단 관계자 외에도 가족처럼 따르는 영어 선생의 동반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어 선생의 비자 문제가 더디게 진행돼 결국 콜로라도에서 아버지와 해후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 로이터/뉴시스 | ||
지난주 맨유 구단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박지성의 부상 상태에 대한 진실게임이 한창인 가운데 박지성의 측근 중 한 사람은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꺼낸 적이 있었다. “작년 9월 박지성이 부상당했을 때 선수와 가족들은 수술 여부를 알고 있었지만 구단 측의 함구령으로 언론에 사실을 공개하지 못했다. 이번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에 대해선 밝힐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박지성의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심각하고 이번 시즌을 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박지성의 부상 부위가 이전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 직후 수술 받았던 오른 무릎 쪽이라 더욱 걱정이 크다면서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었다. 즉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놓고 선수와 가족들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전신 마취만 벌써 세 번째
박지성의 수술 소식이 알려지면서 언론에선 ‘시즌 아웃’과 ‘재활만 1년’이란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박지성은 어느 정도를 예상하고 있을까.
박지성의 측근은 “수술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을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지성이 맨유 의료진의 정밀 검사 결과 네덜란드에서 수술 받았던 부위에 뼛조각이 돌아 다녀 연골이 손상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성의 어머니 장명자 씨는 남편과 함께 미국에 가지 않고 수원 집에 머물고 있었다. 장 씨는 박지성의 미국행이 알려지기 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느 정도 수술을 예견하고 있었다. 당시 장 씨는 “수술을 하면 전신 마취를 한다. 지성이가 지난 3년 여 동안 전신 마취만 세 번을 받는 셈이다. 수술도 수술이지만 그 마취를 생각하면 내 자식이 너무 불쌍하고 안쓰럽다”며 안타까워했다. 장 씨는 “내가 걱정할까봐 오히려 ‘(부상 당했으니) 이번에 장가나 가 볼까요?’라며 농담을 할 정도다. 물론 잘 이겨낼 것으로 믿지만 재활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엄청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무척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