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가 새 매니지먼트사와 계약하면서 법정 다툼에 휘말렸다. ‘은반 위의 요정’ 이미지가 국제적으로 손상을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 ||
#2 ‘그동안 IMG 한국지사가 너무 못했다. 인력이나 시스템에서 한계가 있었다. 우리는 6명 이상 팀 차원에서 선수 관리를 할 것이다.’(IB스포츠 공격) -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5억 원 이상을 만들어줬다. 이게 적은 금액인가?’(IMG 반박)
지난 4월 25일 IB스포츠가 ‘피겨 요정’ 김연아(17·군포수리고)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3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5월 김연아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IMG코리아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IMG코리아가 즉시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법정 소송에 착수한 만큼 피겨 요정을 둘러싼 매니지먼트 공방은 당분간 소란스러울 전망이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세계 최고 기업의 한국지사와 한국의 떠오르는 회사와의 공방전을 취재했다.
“할말은 많지만 김연아 선수가 워낙 국민적인 스포츠스타이고, 또 아직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자제하겠다. 확실한 것은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정한 IMG코리아 대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어려운 조건에서 김연아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는데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 관계 해지 통보를 받은 것에 심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스포츠 매니지먼트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얻는 일이다. 타이거 우즈, 샤라포바 등 세계적인 스타를 보유한 IMG본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매니지먼트사가 계약금을 직접 쓰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IB스포츠는 돈으로 선수를 데려갔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설령 돈으로 선수를 데려간다고 하더라도 합당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IB스포츠와 김연아 측은 이마저도 무시했다. 이것이 옳다면 한국스포츠에서는 계약은 의미가 없고, 언제든 돈 뭉치의 크기로 선수를 빼 갈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IB스포츠 측은 IMG코리아가 IMG본사와는 크게 성격이 다른 IMG아시아(홍콩)의 한국연락사무소 정도이며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도 주로 이정한 대표 혼자 담당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불만을 느낀 김연아 측이 IMG 대신 경제적으로 확실한 지원을 보장한 IB스포츠를 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구 이사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더라도 김연아 선수가 경제적 어려움 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빙상 전문가들은 김연아 측이 필요한 훈련비용 등을 역계산하는 방법으로 3년간 최소 20억 원 수준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한 대표는 “한국시장에서 1년에 5억 원을 만든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향후 IB스포츠가 얼마나 만들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돈으로 선수를 사갔고, 또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IMG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처사는 장기적으로 선수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MG코리아에 대한 계약위반은 IMG본사에 대한 계약위반과 같은 것으로 국내법을 떠나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어차피 몸과 마음이 떠난 김연아가 IMG코리아로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결국 최종 결정은 손해배상이 성립하느냐에 대한 법원의 판단으로 귀착될 전망이다. 특히 IMG코리아의 활동에 대한 계약해지 사유 성립 여부가 최대 관건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척박한 한국의 토양에서 정말 어렵게 탄생한 김연아라는 ‘빙상 보물’이 돈 싸움에 휘둘리며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이미지에 손상을 입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유병철 객원기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