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상민입니다.
말도 별로 잘하지 못하는데 글로 쓰려니 더 어색하고 쑥스럽습니다. 어쨌든 이 자리를 빌려 한없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신 광고는 농구공을 손에서 놓은 후에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농구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고 또 가장 행복한 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팬들에게 잘해준 것도 없는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농구를 잘한 선수는 아니어도, 최소한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은 농구선수였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처음 KCC에서 나오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진짜 이참에 은퇴할까 고민했습니다. KCC는 물론이고 농구계 전체에 대해 화도 많이 났었지요. 하지만 팬들이 저보다 더 분개하고 거꾸로 제게 힘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이렇게 끝낼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제 기분대로 은퇴를 하는 등 함부로 처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끝으로 팬 여러분들에게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제 문제로 인해 10년 이상 몸담았던 팀 KCC나 허재 형,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이 더 이상 곤욕을 치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고 더욱 농구를 사랑해주시는 것이 농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구를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저도 탄천 고수부지나 학교운동장 등에서 농구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저도 열심히 운동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6월
분당에서,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