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는 그는 그 불안함을 인터뷰를 통해 피력하기도 했다. | ||
하지만 시대의 영웅으로 자리 잡으며 스타가 된 그들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그들만의 사생활이 있다. 팬들에게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사생활이 때론 신문지상을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장식하기도 한다.
불과 2년 전인 2005년,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소속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번에는 ‘집단 섹스’ ‘섹스 파티’라는 선정적 용어와 함께 영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영국인들이 가장 많이 본다는 대중지 <더 선>은 맨유가 토트넘을 상대로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지난 달 말, 호날두를 비롯해 팀 동료인 안데르손, 나니 등이 포함된 총 5명의 선수가 맨체스터 근교에 위치한 호날두의 집으로 매춘부를 불러 파티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당시 파티에 참석했던 여성 중 한 명이 핸드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서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보도된 이후 두 명의 여성이 <뉴스 오브 더 월드>와 정식 인터뷰를 하면서 사실로 밝혀지고 말았다. 이들 여성들은 ‘맥켄지 에스코트’ 소속의 매춘부들이었는데 소식을 전한 일부 여성은 그와 동시에 해고를 당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그들은 인터뷰를 하는 조건으로 신문사로부터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구단주 글레이저가 노발대발한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선수들을 향한 특별한 징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호날두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유명 축구 선수들은 구설수에 오를까봐 항상 조심한다. 아무리 유명 축구 선수라도 때로는 아주 외롭고 어딜 가든 항상 불안함을 느낀다”며 축구 외적인 생활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는 바로 데이비드 베컴이다. 그의 모든 것은 잉글랜드 축구 팬뿐 아니라 전 세계로 보도될 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기에 반해 베컴은 자신의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 예정된 인터뷰 이외에는 절대로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을 쫓는 파파라치들을 따돌리기 위해 자신의 차를 위장한다거나 비슷한 사람으로 혼란을 주기도 한다.
▲ 베컴 부부 | ||
이 사건이 한창 사회적 이슈로 작용할 당시 영국의 한 언론은 ‘우아하게 보이는 베컴 부부, 위기’라는 제목의 기사로 인해 베컴 부부로부터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여름 미국으로 이사한 베컴 부부는 여전히 할리우드 연예 주간지들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며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인기를 선보였다.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경우 축구 스타들의 스캔들 기사에 큰 관심을 둔다. 선정적 문구와 함께 자극적으로 만들어진 기사들은 여전히 신문 가판대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팔려 나간다. 따라서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들은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빅 이슈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축구 선수가 사생활 노출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타들의 숨겨진 문란한 사생활이 공개될 경우, 사회적 지위와 인기 등이 모두 박탈되는 상황하고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조한복 영국 프리미어리그 전문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