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 종목을 대표하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선수들은 어떤 차를 타고 다닐까. 먼저 8개 구단의 투타 간판 선수라 할 수 있는 프로야구 60여 명 선수의 차종을 일일이 조사해 봤다. 물론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BMW 선호파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독일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 BMW의 SUV 기종인 X5가 상당히 인기가 있다. 삼성 포수 진갑용이 X5를 탄다. X5는 물론 사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한 대당 1억 원 안팎의 고가품이다. 진갑용은 지난해 말 삼성과 3년간 최대 26억 원짜리 FA 계약을 했다. 삼성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뒤 올 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배영수도 X5를 갖고 있다. 한화 투수 정민철과 홈런 타자 김태균 역시 X5 오너다. 현대 내야수 이숭용과 외야수 송지만도 X5 고객. SK 투수 조웅천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의 ‘애마’에 대한 자랑은 한결같다. “만약 사고가 나도 내 몸 하나 보호하는데 끄떡없을 것 같아서 샀습니다.”
BMW 세단 가운데 비싸기로 유명한 7시리즈는 1억 원대 초반에서 2억 원대 중반까지 다양한 가격군이 형성돼 있다. 한화 투수 송진우, 삼성 투수 전병호, 두산 내야수 안경현, LG 투수 봉중근, SK 포수 박경완 등이 BMW 7시리즈 소유자들이다. 과거 굵직굵직한 FA 계약을 했던 선수들 아니면 봉중근처럼 해외 복귀파 선수임을 알 수 있다. 봉중근은 지난해 봄 LG와 연봉 3억 5000만 원에 계약했는데 연봉 외에 계약금만 10억 원이었다.
#벤츠족과 아우디파
차량 구입비가 2억 원을 훌쩍 넘는 걸로 유명한 메르세데스 벤츠 S500을 소유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역시 프로야구 최고 스타 출신들이다. 삼성 지명타자 양준혁과 현대 외야수 전준호, 현대 투수 정민태가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90년대 중·후반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삼성 투수 임창용은 같은 벤츠지만 날렵한 모델의 CLS 550 모델을 운전한다. 같은 팀 내야수 박진만의 자가용은 벤츠 AMG350 모델이다.
아우디 역시 은근히 인기 있는 차량이다. 두산 포수 홍성흔이 아우디 A6 모델을 갖고 있다. SK 투수 김원형도 아우디 A6 오너다.
한화 투수 구대성은 독특하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모델을 갖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미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차종으로 7~8명이 탈 수 있을 만큼 덩치가 크다. 일본 오릭스를 거쳐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로 넘어갔을 때 구입한 차량인데 지난해 봄 한국으로 돌아올 때 차도 갖고 들어왔다.
한화 내야수 김민재는 폭스바겐 투아렉을, 같은 팀 이범호는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갖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몸값인 4년간 최대 60억 원짜리 계약의 주인공인 삼성 심정수는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소유하고 있다. 해외 복귀파 가운데 한 명인 롯데 송승준은 인피니티 SUV 모델을 몬다. SK 지명타자 김재현은 벤츠를 갖고 있는데 선수들 중 유일하게 운전기사를 따로 둔 것으로 유명하다. 처가에서 “경기 끝나고 밤늦게 운전하고 다니면 위험하다”면서 따로 기사를 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애국심? 애사심?
KIA 선수들은 유독 국산차를 많이 탄다. 투수인 윤석민과 내야수 이현곤이 소렌토, 투수 이대진과 외야수 이종범, 심재학은 오피러스, 투수 한기주는 스포티지를 몬다. 포수 김상훈은 옵티마, 내야수 김종국은 엔터프라이즈다. 1루수 장성호의 경우 자신 소유의 아우디가 있지만 야구장에는 카니발 신형을 몰고 출퇴근한다. 공통점이 눈에 띈다. 모두 KIA자동차 제품이다. KIA 구단 홍보팀은 “KIA자동차가 모기업이므로 KIA 생산 차량을 사려는 선수들이 많은 게 당연하다”라고 설명한다. KIA는 가끔씩 선수단에 차량 가격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SK 박재홍이 오피러스를 모는 것도 2003년 KIA에서 뛸 때 구입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르노삼성의 SM7 소유자로는 LG 박명환, 두산 마무리 정재훈, 롯데 이대호 등이 있다. 현대 이택근과 LG 박용택은 쌍용 렉스턴을, SK 이진영과 롯데 강민호는 현대 그랜저 TG로 출퇴근한다. 롯데 베테랑 투수 손민한과 현대 투수 김수경은 나란히 그랜저 XG를, LG 마무리 우규민은 NF 소나타를 홈구장 앞에 주차시키곤 한다.
김남형 스포츠조선 야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