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싱계에서 기적의 체육관으로 불리는 ‘문성길 복싱다이어트클럽’의 4인방. 왼쪽부터 김운석 관장, 조영섭 관장, 박안수 후원회장, 임창용 심판. | ||
‘돌주먹’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한국 복싱 역사를 새로 쓴 문성길(47)은 알고 보니 간판에만 있었다. 문성길은 한때 자신의 트레이너였고 절친한 후배이기도 한 조영섭 씨(45)와 함께 2000년 둔촌역 뒤 시장바닥의 허름한 2층 건물에 자신의 이름을 딴 체육관을 열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업(요식업) 등으로 바빠 이후 체육관 일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복싱지도자로 꼭 성공하겠다는 한을 가진 조영섭 관장이 있었다.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입에 “복싱을 배우면 인생이 달라집니다”를 외치고 다녔다. 조 씨는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관원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운동을 시켰다. 살을 빼고 싶은 아줌마에게 재미있게 칼로리를 소화하는 방법을, 진짜 복싱을 원하는 남자들에게는 직접 스파링을 하며 ‘복싱의 재미’를 전수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이 과정에서 관원은 꾸준히 늘었다. 관원이 200명이 넘어서면서 30평이 안 되는 공간이 부족하게 느껴지자 존경하는 선배들을 불렀다. 익산이 낳은 3대 복싱 천재 중 한 명이라는 김운석 관장(51)을 모셔와 인근에 2호 체육관을 열었다. 이어 조 관장은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에서 ‘대쪽심판’으로 유명한 임창용 심판(46)도 영입했다. 체육관도 새로 하나 늘렸다. 현재 이 세 체육관의 관원은 600명에 달한다. 체육관이 3개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든든한 후원자도 생겼다. 바로 한성푸드의 박안수 대표(52)다. 박 대표는 클럽의 후원회장을 마다하지 않았고 연간 수천만 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 4인방은 입을 모아 강조했다. “한국 복싱이 죽었다고요? 최소한 둔촌동과 명일동 일대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복싱이 죽었다면 여기서부터 다시 살릴 겁니다”라고.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