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진짜 고양이가 아니라고?” 사진을 보고 살아있는 고양이라고 생각했다면 틀렸다. 사실은 양모펠트로 만든 인형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와 같이 주인 곁을 떠난 고양이들을 펠트공예로 부활시키는 양모인형이 인기라고 한다.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할 뿐 아니라 촉감까지 느낄 수 있어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오키나와에 거주하는 양모펠트 작가 히나리 씨도 죽은 고양이들을 인형으로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친구가 기르던 고양이를 인형으로 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우연히 제작과정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우리 집 고양이도 만들어줄 수 없겠냐”는 문의가 쏟아졌던 것. 이후 고양이를 오래 기억하려는 이들의 마음에 부응하고자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었다.
한 작품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4~5주. 보다 입체적으로, 사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하나하나 정성껏 만들다보니 경우에 따라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고스란히 작품에 묻어난다. 신비로운 눈동자며, 장난스럽게 뻗은 수염, 쫑긋한 귀까지 실제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하다. 히나리 씨는 “비록 만들 때는 고생스러워도 양모인형을 받고 기뻐하는 의뢰인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