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9일 2007~2008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 각 팀의 감독 및 주전 선수들이 참석했다. 연맹은 가까스로 NH농협과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KOVO가 올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잡기 위해 벌인 행보는 실로 눈물겹다. 맨 처음 타이틀 스폰서로 내정된 회사는 STX. 지난 10월 22일 KOVO 측은 ‘프로야구 현대 인수를 추진 중인 STX그룹이 12월 개막하는 프로배구 2007∼2008 V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15억 원(지난 시즌 13억 원)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 KOVO 관계자는 “김혁규 연맹 총재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근 만나 프로배구 후원을 약속했다”고 상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러나 리그 시작을 10여 일 앞둔 지난 20일 KOVO 박세호 사무총장은 “19일 STX의 강덕수 회장으로부터 스폰서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며 당황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KOVO 측 행동에 대해 STX의 홍보팀 관계자는 “배구연맹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검토해 보고 결정하겠다고만 말한 상태였다”면서 “그런데 검토하겠다는 말을 한 다음날 KOVO 측에서 STX와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합의했다고 발표하더라. 우리로선 황당할 따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관계자는 15억 원의 지원금에 대해서도 “검토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15억 원이란 액수가 나올 수 있나. 사견이지만 아무래도 KOVO 측에서 언론에 먼저 발표한 후 우리를 보이지 않게 압박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STX 측의 말을 종합해 보면 KOVO에서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었던 것.
KOVO는 STX와의 ‘결혼’이 물 건너가자 NH농협으로 방향을 틀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라 이리저리 재고 말고 할 여유가 없었다. 스폰서만 맡아 준다면 액수를 내려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다.
조인식이 있기 전인 11월 28일 NH농협으로 문의를 한 결과 홍보팀에선 “(프로배구 타이틀 스폰서와 관련해서) 여전히 검토 중”이란 답변만 들려줬다. 이미 KOVO 측에선 NH농협과 타이틀 스폰서를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돈을 내는 회사 측에선 “잠정 결정은 했지만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것. 당시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조인식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탓에 언제 조인식을 하게 될 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관계자는 “아직 계약도 맺지 않았는데 미리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바람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우리보단 KOVO가 아쉬운 입장이라 지원금은 알려진 것과 조금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만 귀띔했다.
그런 가운데 11월 29일 미디어데이가 열린 자리에서 KOVO는 30일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이 열린다고 발표했는데 KOVO 관계자에게 지원금 액수에 대해 묻자 “두 자리 숫자라는 것만 알아 달라”고 말하곤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프로배구의 한 관계자는 “아마도 10억~12억 원 선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