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과 함께 흥국생명 쌍포로 활약하는 황연주. 부상 복귀 후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여자 프로배구 선수 중 빼어난 실력은 물론 잘생긴 외모와 높은 인기 등으로 많은 남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황연주와 김상우 위원과의 특별 데이트를 공개한다.
김상우(김): 남자 선수들의 선망의 대상인 황연주 선수를 이렇게 만나니까 기분이 새롭네(웃음). 어제(12월 30일) KT&G와의 경기에서 이기는 바람에 드디어 흥국생명이 1위에 올랐어. 7연승을 이어가면서 말이야. 시즌 개막 초반엔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이렇게 잘나가는 이유가 뭘까.
황연주(황): 솔직히 우리 팀 선수들이 별로 긴장을 안 한 것 같아요. 특히 작년에 KT&G에 전승을 거뒀기 때문에 개막전에서 패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다른 팀들의 도전이 거셌지만 선수들끼리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어제 경기는 긴장을 하고 들어갔어요. 처음부터 바짝 조여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앞으로 흥국생명의 상승세가 계속 될 거예요.
김: 지난 5월에 무릎수술을 받았잖아. 큰 수술을 받고도 이렇게 잘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와.
황: 오른쪽 무릎이었는데 한 번에 세 가지를 동시에 수술받았어요. 바깥쪽 슬개골이 한쪽으로 몰려 있어서 한쪽을 째고 뼈에 구멍을 뚫는 등 세 가지 부분을 수술했거든요. 재활을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했고 11월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처음 코트에 섰을 땐 정말 힘들더라고요. 전지훈련 가서 연습게임 때 바로 코트에 투입됐는데 몸이 곯아서 이전처럼 뛸 수가 없었어요.
김: 운동 시작하자마자 바로 게임을 뛰었다고? 괜찮았어? 더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을 텐데.
황: 통증도 그대로고, 몸도 안 만들어지고, 경기력은 떨어지고…, 총체적인 난관이었죠. 그런데 배구계에 이상한 소문이 돌더라고요. 황연주가 올시즌 뛰지 못한다더라, 시즌 중간에야 투입될 수 있다더라 등등 악의적인 루머들이 계속 들리는 거예요. 반짝 오기가 생겼어요. 시즌 개막전 때 비록 우리 팀은 패했지만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서브에이스, 블로킹 각 1위)을 달성했던 것도 이런 오기가 한몫했어요.
김: 운동 시작하고 한 달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야. 난 수술하고 재활 후 본격적인 훈련에 참가할 때 몸이 타는 느낌이었어. 몸이 건조해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황: 저도 좀 알 것 같아요. 나이는 얼마 안 되지만 몸이 좀 늙었거든요(웃음).
김: 팀의 선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너무 혹사당한다는 생각, 해본 적 없어?
황: 전 다른 입장이에요. 물론 힘들 때도 있죠. 그러나 전 아직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경험을 통해 기량을 쌓아야 한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실전 경험처럼 중요한 게 없어요. 감독님도 경기에 많이 뛰게 하는 대신 푹 쉴 수 있게 배려해주세요.
황: 어렸을 때 선생님 커피 심부름을 많이 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언니들이 붙여준 별명이에요. 지금은 ‘황마담’ 대신 ‘녹용’으로 불려요. 팬들이 ‘꽃사슴’이라고 하니까 언니들이 “니가 무슨 사슴이냐? 녹용이지”라며 비웃더라고요(웃음).
김: 워낙 외모가 출중해서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연주의 인기가 아주 좋아. 연주는 남자 선수들 중에 호감 가는 스타일이 누구야?
황: 이런 질문에는 대답을 잘 해야 되죠?
김: 괜찮아. <일요신문>의 장점이 뒤끝이 없다는 거야. 진짜 뒤끝 없어. 내가 책임질게. 김세진 이름 걸고. 하하
황: ㅋㅋ 세진 오빠를 걸고요? 솔직히 말해서 대한항공의 김학민 선수의 플레이하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점프도 좋고요.
김: 운동 잘하는 것 말고, 남자로 매력있는 선수가 누구냐고 물었는데?
황: 배구 선수 중에 호감 가는 스타일이 없어요. 선수들이 대부분 얼굴 하얗고 예쁘게 생겼잖아요. 저보다 더 예쁜 남자는 관심 없어요. 전 남성스런 매력이 물씬 풍기는 스타일을 좋아해요. 그리고 얼굴 잘생겨도 배구 못하면 별로잖아요. 아, 참! 있다! 경기대 문성민이요. 요즘 더 멋있어졌더라고요. 그런데 동갑이라서…. 우리 팀 선수들 사이에서 인기 ‘짱’이에요. 아주 바람직한 외모라면서요.
김: 남자 배구에 비해 여자 배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져서 속상할 때가 있었지?
황: 그럼요. 삼성화재랑 현대캐피탈이랑 게임이 끝난 뒤에 들어가면 관중 대부분이 경기장을 나가 버려요. 어제 경기도 그랬고. 진짜 속상해요. 평일엔 아예 관중석이 텅텅 비어요. 작년이었나? 경기 전 관중석에 사인볼을 던지려는데 갑자기 던지지 말라는 거예요. 사람 없는데 사인볼 던졌다가 의자 맞고 튀어 나온다면서. 처음엔 민망했어요. 경기 끝날 때쯤 보면 선수 가족들밖에 없어서.
김상우 위원은 황연주에게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또 운동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란 부분도 자신의 경험을 비춰 설명해 갔다.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황연주는 인터뷰 후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숨기지 않았다. 재활하면서 알게 된 모 대학 축구 선수였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진’ 운동선수와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단다. 팀 후배 김연경의 존재로 인해 자신의 기량이 부흥 발전했다고 인정하는 황연주의 넉넉한 여유와 미소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정리=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