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자신은 대표팀과 전혀 관련 없는 방송사의 해설위원 신분이었지만 4년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경험을 통해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가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뼈 아파했고 친구 홍명보가 감당해야 하는 ‘월드컵 뒷풀이’들도 심히 걱정된다며 격정을 토로했었다.
많은 스포츠 스타들 중에서도 유난히 ‘매력적인 인간미’로 기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던 황 감독. 축구 인생에 이런저런 ‘태클’도 많이 받았고 그때마다 주저앉을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지금 성적으로만 평가받는 프로팀 사령탑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선수를 ‘내 새끼’라고 표현하는 그의 감성적인 이미지가 언젠가 홍명보 코치의 카리스마를 능가하는 독한 이미지로 변신할 날이 올 것이다. 올시즌을 마친 후 성적표를 들고 다시 만났을 때 황 감독은 프로팀 감독 생활에 대해 뭐라고 정의를 내릴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