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람에 따라 관점이 다르겠지만 병규 형은 공격이나 수비 때 일부러 설렁설렁 뛴 적이 없었어요. 마음은 앞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에요. 병규 형 입장에선 대표팀에 들어왔다가 ‘독박’만 쓴 꼴이 됐죠. 사실과 기자들의 관점이 너무 다른 것 같아 저까지 불편해지더라구요.”
류제국이 좋아하는 또 다른 선수는 FC서울의 이을용(33). 우연히 알게 된 축구 에이전트의 소개로 이을용과 직접 통화까지 했던 류제국은 그 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구리 챔피언스파크에 훈련하러 갔다가 먼 발치에서 이을용을 보고 가슴이 설레었다고 말한다.
“TV로 봤을 땐 굉장히 커 보였는데 직접 보니까 그렇게 크지 않으시더라구요. 뛰어가서 ‘저 류제국입니다’라고 인사하고 싶었지만 몰라 보실까봐 망설이다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요. 개인적으로 팬이고 이을용 선수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류제국은 그 후 한 번 더 이을용과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고 이겨낸 운동 선수가 진정한 선수’라면서 ‘올시즌 멋진 플레이로 후회하지 않는 야구 인생을 만들라’는 격려에 그만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졌다고 한다.
스물다섯 살. 나이가 어리다는 엄청난 프리미엄을 안고 가는 류제국은 각 종목을 대표하는 ‘형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조언 속에 2008년 전체를 ‘해피데이’로 만들 꿈을 키우고 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