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야구했던 이상훈이랑 대학 동기예요. 프로 입단을 앞둔 대학 4학년 때 등번호를 고민하다가 AFKN에서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게 됐어요. 당시 상훈이는 애틀란타 최고의 투수인 톰 클래빈(현 뉴욕메츠)이 47번을 달고 뛰는 것을, 전 토론토의 유명한 오른손 타자 조 카터의 49번이란 등번호를 인상 깊게 받아들였죠. 우리가 프로 입단할 때는 신인이라 좋은 번호는 꿈도 꿀 수 없잖아요. 대학 때 제가 29번을 달았는데 당시 ‘롯데의 황태자’ 윤학길 선배님이 29번을 사용하고 있어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죠. 고민하다가 조 카터가 떠올랐고 이상훈은 LG에서 47번을, 전 롯데에서 49번을 달게 된 거예요.”
마해영은 “내 야구의 시작은 조 카터였다”라고 덧붙였다. 9번처럼 꽉 찬 번호도 아니고 1번, 3번처럼 잘 나가는 등번호가 아니었지만 조 카터가 단 번호였기 때문에 그를 닮고 싶은 마음에 49번을 달게 됐다는 것이다.
마해영은 존경하는 선배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에둘러 담아냈다.
“선수협의회하면서 함께 고생했던 송진우 선배가 제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부산을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한 박정태 코치 님도 많이 애써주셨구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만수 코치 님도 롯데에서 새출발하는 절 진심으로 박수치며 기뻐해주실 것 같아요. 지난 4년간 성적도 잃고 몸값도 떨어지고 팀에서도 쫓겨나봤지만 이런 선배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큰 힘도 되고 의지가 됐어요.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이런 분들이 이젠 저에게 삶의 의미로 다가오네요.”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