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빈(왼쪽)과 최희섭.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 ||
‘이것만은 내가 최고’라는 주제로 독특한 이력 사항을 갖춘 선수들을 살펴본다. 각종 통계 자료는 신생팀 우리 히어로즈를 제외한 7개 구단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장수만세교
‘Again 1966’ 어디서 많이 봤던 문구 아닌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 공식 응원단이 내걸었던 플래카드 문구다. 북한대표팀이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던 쾌거를 한국대표팀도 이뤄달라는 소망이 담긴 플래카드였다.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었던 그 해에 태어난 야구 선수가 올시즌에도 현역으로 뛴다.
한화 왼손투수 송진우의 생일은 1966년 2월 16일. 2008년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로 등록돼 있다. 만 42세를 넘긴 송진우는 올시즌에도 한화 마운드의 주요 전력이다. 놀라지 마시라. 99년 빙그레에서 데뷔했으니 올해가 송진우에겐 통산 20번째 시즌이다. 지난 프로야구 26년간 10시즌을 채우고 은퇴한 선수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 20시즌째라니. 통산 203승을 기록 중인 송진우는 올해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후보 가운데 한 명. 과연 그가 통산 승수를 얼마나 더 쌓아올릴 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까지 역대 최고령 선수는 롯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펠릭스 호세였다. 1965년 5월 2일생인 호세는 작년 5월 10일 SK전을 마지막으로 퇴출됐다. 만 42세 남짓한 시기까지 뛰었으니, 이미 만 42세를 넘긴 송진우는 정규시즌 개막 후 출전하는 첫 경기에서 역대 최고령 기록을 세우게 된다.
▲ (왼쪽부터) 심정수, 양준혁, 김동주 | ||
공교롭게 둘 다 최 씨다. 2008년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가장 키가 큰 선수는 KIA 최희섭이다. 농구선수도 아닌데 키가 196cm. 하긴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어지간한 미국 선수들보다도 머리 하나쯤 더 올라가 있어 항상 취재진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인터뷰했던 선수이기도 하다. 최희섭과 관련된 일화 하나. 키를 포함해 몸집이 워낙 크다보니 손도 컸다. 2004년 4월,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한달간 9홈런을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넋을 빼놓았던 때의 일이다. 남부 플로리다의 유력지인 ‘마이애미 헤럴드’의 한 기자가 최희섭과 관련해 기사를 작성하면서 ‘플라잉 팬(flying pan)’이란 표현을 썼다. 최희섭의 손이 커서 글러브도 큼직하다보니 쫙 벌려 공을 잡을 때에는 마치 프라이팬(frying pan)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었다. 철자 하나를 바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었던 영어만의 독특한 구조 덕분이다. 동시에 최희섭이 수비 때 프라이팬을 들고 날아다니듯 공을 잘 잡아낸다는 의미가 깔려 있었다.
올해 최중량 선수는 두산 최준석이다. 공식 프로필상 117㎏이다. 2006년 SK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 피커링(125㎏)에 비하면 다소 ‘가볍지만’ 어쨌든, 최준석이 타석에 서면 진짜 꽉 차 보일 것이다.
::::연봉은 내가 킹?
삼성 심정수가 명목상으로는 2008년 최고액 연봉의 자리를 지킬 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본 연봉 7억 5000만 원에 플러스 옵션 2억 5000만 원, 마이너스 옵션 2억 5000만 원이 걸려 있는 심정수는 따라서 최저 5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까지 연봉이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심정수가 최대 10억 원을 채운다면 올시즌에도 최고액 연봉은 그의 몫이다. 그러나 플러스 옵션을 다 따내지 못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진다. 같은 팀 양준혁이 올 초 2년간 최대 24억 원짜리 다년계약을 하면서 연봉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양준혁은 기본 연봉 7억 원에 플러스 옵션 2억 원, 마이너스 옵션 1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따라서 최저 6억 원에 그칠 수 있고, 최고 9억 원까지 받을 수도 있다. 심정수가 플러스 옵션을 못 채우고 양준혁이 모두 달성하면 몸값 역전이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두산 김동주도 변수다. 한때 4년간 최대 62억 원 얘기가 오갔던 김동주 계약은 결국 1년 동안 연봉 7억 원에 플러스옵션 2억 원을 받는 것으로 결론 났다. 김동주도 최고액 연봉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3명 가운데 한 선수가 올시즌 종료 후 “연봉은 내가 최고”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김남형 스포츠조선 야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