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식으로 맛있게 식사를 마친 박찬호는 자신의 숙소가 있는 베로비치까지 1시간 40분가량 필자와 함께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국에 있는 박찬호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에게 오늘의 경기 내용도 설명하고 내일 아버님과 함께 중국으로 올 때 꼭 김치와 컵라면 그리고 고추장을 갖고 와달라며 신신 당부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필자가 박찬호에게 컵라면을 언제 먹으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시합 전에 먹고 경기에 출전해야 힘이 난다고 대답했다.
중국 원정에서 돌아온 박찬호를 만났을 때 컵라면은 잘 먹었느냐고 묻자, 시차 적응이 안 돼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먹었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는 고급 레스토랑을 능가하는 음식들이 선수들을 위하여 식사시간에 항상 대기하고 있다. 그런데 박찬호는 그곳의 음식들보다 항상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편이다. 그 만큼 오랜 미국 생활로 인해 변할 수 있는 입맛이나 식생활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김치와 컵라면 그리고 고추장 덕분인지는 몰라도 박찬호는 중국 원정 시범경기 호투에 이어 미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생애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박찬호가 연일 좋은 뉴스만 터트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플로리다에서 메이저리그 사진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