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차승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정말 야구를 잘 안다고 이야기하는 집단에서 증명도 되지 않은 기사를 갖고 한 선수의 생명을 단칼에 친 그 무식함에 고개가 절로 흔들어진다.
그 당시 백차승은 청소년 대회(1998년 일본 아시아 청소년 대회)에 다녀 온 후 말도 안 되는 추리소설 같은 기사로 인해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었다. 결국 백차승은 영구제명이 됐고 더 이상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없었다. 이미 계약된 시애틀 매리너스로 떠나기 위해 미국행을 시도했지만 이상하게 비자 발급이 연기됐고 어렵게 미국으로 건너간 백차승은 비자를 발급받을 때마다 생기는 문제들과 한국에서 영구제명된 신분 등으로 고민하던 중 영주권을 신청하게 된다. 그런데 2004년 군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전에 추리소설을 쓴 그 기자가 또 다시 백차승의 국적 변경을 놓고 이상하게 매도했다.
당시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지금은 모 고등학교 야구부를 지도하는 그 감독도 백차승과 관련된 진실을 말해 줘야 한다. 그것이 야구 스승으로, 또 야구인으로서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백차승은 미국에 살며 한국인의 명예를 더럽힌 일이 없다. 당당히 마운드에서 코리안리거로 공을 뿌려대는 그에게 이제는 야구에만 온 신경을 쓸 수 있도록 그가 안고 있는 상처들을 보듬어 안아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백차승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국적에 관계없이 한국인으로 살기를 원하며 그렇게 살아가길 희망한다. 그래서 필자도 그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따라가 마운드에 선 한국인 백차승의 멋진 투구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낼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메이저리그 사진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