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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과 주말, 그리고 경기가 없는 월요일, 선수들은 각각 다른 일상의 면면을 보여줬다. 가장 큰 차이는 ‘외출’에 관한 것. 경기 후 11시가 다 돼서야 숙소에 도착하는 평일 밤에는 최대한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주말은 평일에 비해, 월요일은 경기가 있는 날에 비해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딱히 외출이 금지돼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만 코칭스태프의 눈에 띄는 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닌 듯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참 동안 로비를 두리번거리다 숙소를 나가 근처 편의점에 다녀오거나 따로 밥을 먹으러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예외는 있는 법. 일부 선수들은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 도망치듯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선수들은 숙소 근처에서 지인들과 조우하기도 했다. 5일간 선수들의 경기 후 모습을 살펴 본 기자는 몇몇 특이한 케이스도 목격했다.
평일 저녁 찾아간 모 야구팀의 숙소. 경기 후 식사를 마친 선수들이 방으로 올라간 시간은 밤 11시였다. 호텔 앞쪽 로비는 한산했지만 뒤편 출구는 달랐다. 선수들이 계속해서 드나들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 새벽 1시 쯤 뒤쪽 출구로 나온 세 명의 선수가 주위를 살피며 100m가량 떨어진 치킨 집으로 향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의 세 선수는 동기로 보였는데 한 명은 이미 스타플레이어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였다. 그 선수는 치킨 집이 아닌 대로변에 위치한 한식집으로 가자고 우겼다. 그러자 다른 두 선수는 “너야 괜찮지만 우린 걸리면 죽는다”라고 얘기한다. 동기일지라도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숙소에 도착해 밤 11시경 밥을 먹었음에도 세 사람은 치킨 집에 들어서자마자 주저 없이 치킨 세 마리와 생맥주를 주문했다. 잠시 후 출중한 외모의 한 여성이 치킨 집에 들어섰다. 연예인이 아닐까 싶어 몇 번을 다시 쳐다봐야 했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여성은 셋 가운데 스타플레이어로 인기가 높은 선수의 여자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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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후 또 다른 팀의 숙소인 한 호텔을 찾았다. 고참 선수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로비를 통해 외출을 했지만 아직 나이 어린 선수들은 호텔 측면 출구를 통해 조심스럽게 외출했다.
자정을 넘겨 코칭스태프도 모두 방으로 올라간 뒤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호텔 로비에 배달맨이 등장한 것. 배달맨이 뭔가가 가득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5분가량 기다리자 한 선수가 내려와 이를 건네받아 다시 숙소로 올라갔다. “호텔 로비로 배달 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는 배달맨은 “족발을 주문해서 가져왔는데 소주도 네 병 있었다”라고 말했다. 원정의 피로를 한 잔 술로 풀고 싶은 선수들이 족발과 소주를 주문한 모양이다.
시즌 중에는 개인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는 원정지 숙소로 짐을 옮기자마자 미용실을 찾아 머리를 자르는 선수들도 꽤 있었다.
기자가 본 시즌 중 프로야구 선수들의 모습은 소문처럼 문란(?)하지 않았다. 반대로 기자가 선수들에게 오해를 살 정도였다. 늦은 시각 호텔 로비에 앉아 있는 여기자의 모습이 정상적으로 보일 리는 없었을 것이다. 서울이 고향인 선수들도 있었지만 친구나 가족을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으며 늦은 시각에 하는 식사 때에도 술은 곁들이지 않는 등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