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댐에 발생한 적조.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구천댐에서 한여름에 나타나는 적조가 발생해 논란이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 거제관리단이 적조가 발생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들의 생명줄인 상수원 보호에 안이하게 대처해 국민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에 위치한 구천댐은 1987년에 건설된 댐으로 높이 50m, 길이 234m, 유역 면적 12.7㎢이며, 저수 총량이 967만㎥에 이른다. 하루 약 22,000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인근 동부면·남부면·상문동·일운면 일부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구천댐에 최근 적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구천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 거제관리단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취재에 임해서야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적조는 주로 부영양화로 인해 발생한다. 물에 유기양분이 너무 많을 경우와 사람과 동물이 배출하는 오줌에 함유된 인 성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독성을 가진 적조에 노출된 물 등을 사람이 섭취할 시 중독증상을 보일 수 있고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구천댐은 상류에 자연부락이 있고, 2km가량 떨어진 곳에 닭 사육농장 2개소와 식당1개소 및 2.4km가량 떨어진 곳에 소 사육 축사 1개소가 있다. 하지만 구천댐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음에 따라 이들 시설에 대해 아무런 법적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근 축사에 분뇨가 쌓여 있는 모습.
이번에 구천댐에 조류가 발생한 것은 이들 시설에서 나온 유기물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소 축사에서 논·들판에 엄청난 양의 분뇨를 마구잡이로 투기했고, 닭 사육농가에서도 분뇨가 악취를 풍길 정도로 쌓여있었다. 이 분뇨들이 5월초에 자주 내린 빗물로 인해 하류에 있는 구천댐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 상문동 신 모 씨(남.48세)는 “적조는 고기를 폐사시킬 정도로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알고 있는데, 현재 먹고 있는 물이 적조가 발생한 구천댐 물이라는 것에 기가 막힌다”고 격분하면서 “시는 조속히 구천댐 일원을 수자원보호구역으로 설정해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라며 울분을 삭히지 못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거제관리단의 입장은 시민들이 보는 것과는 달랐다. 거제관리단 관계자는 “구천댐의 붉은 물이 적조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현재 이 댐이 전국 어느 댐보다는 수질 상태가 양호한 1급수를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수질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음용수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상수원 오염감시요원 4명(상근 2명, 비상근 2명)이 상시 감시체계를 갖춰 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원천차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취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오염원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는 할 수 없다. 거제시에 협조 요청해 구천댐을 보호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시 환경과 관계자는 “구천댐은 수자원보호구역이 아니어서 축사를 운영할 수 있다”며 “법으로 제재할 수 있는 길은 없지만 행정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시민들에게 건강한 물과 환경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