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희 선수 | ||
김미현의 아버지 김정길 씨는 지난 5월 15일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상견례를 하고 올해 안으로 결혼날짜를 잡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둘(김미현 이원희)이 좋은 만남을 갖고 있고, 또 이것이 더 발전되면 결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금 앞서갔다. 아직 상견례나 구체적인 결혼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특히 사윗감으로 이원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보다는 딸(김미현)의 판단이 중요하다. 종목은 다르지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로 운동세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고, 종교(기독교)나 성격 등에서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모들의 기준으로 반대할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김 씨에 따르면 김미현은 오프시즌을 한국에서 보내는 동안 집안의 친지, 지인 등 각종 루트를 통해 다양한 직업군의 남자들을 만났다고 한다. 장래가 촉망되는 법조인, 외모까지 준수한 고소득 의사, 수백억 원대를 주무르는 금융전문가 등이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게 가서는 김미현이 이들을 거부했다. 소득이 많고, 직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오히려 거꾸로 프로골프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성원을 받았다. 더 이상 높은 명예가 어디 있겠는가. 경제적으로도 미LPGA 역대 통산 상금 랭킹 톱10에 들 정도로 넉넉하다. 결혼을 통해 명예나 재력을 늘릴 필요가 없다. 골프는 결혼 후에도 계속 할 수 있는 운동이기에 미현이를 정말 사랑하고, 골프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면 그만”이라고 답했다.
김미현보다 네 살 연하로 지난 겨울 재활치료 기간 중 만난 이원희는 이 기준으로 따지면 그야말로 ‘딱’이다. 두 말이 필요 없는 스포츠스타로 누구보다 운동세계의 생리를 잘 알고 있고, 여기에 태릉 모범생으로 불릴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반듯한 생활태도도 김미현에게 맞춤형이다.
▲ 한희원 손혁 커플 | ||
하지만 아직은 섣부른 판단인 듯하다. 김미현이 전화로 남자친구 이원희의 아픔을 위로했고, 한국에 온 것은 사실이지만 몸 상태와 정해진 스케줄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김미현은 미켈롭대회 때 비를 맞고 라운드를 펼친 까닭에 컨디션이 엉망이 됐고, 부상 부위인 무릎의 상태가 아주 나빠졌다. 어차피 5월 중에 한국에서 무릎 상태를 점검해야 했고, 여기에 어머니 왕선행 씨의 미국체류기간이 보통 때와는 다르게 3개월로 짧았다.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이다. 물론 귀국 후 김미현은 이원희를 만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픔을 위로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김미현이나 이원희 측에서 “결혼은 아직”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둘이 결별하지 않는 한 2008년은 시기적으로 둘의 연애가 더 진척돼 결혼으로 골인할 최고의 타임인 것은 분명하다. ‘슈퍼땅콩은 한판승의 사나이를 좋아해’라는 영화의 엔딩이 멀지 않은 것이다.
김미현-이원희 커플이 대표적이지만 사실 한국 여자골프스타가 운동선수와 사귀는 것은 최근 들어 보편화되고 있다. 이미 한희원이 야구스타 손혁과 결혼해 2세까지 낳으면서 멋진 투어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에 2005 US여자오픈 우승자 김주연(27)은 지난해 12월 동갑내기 세미 프로골퍼 이배규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고, ‘슈퍼울트라 땅콩’ 장정(28)도 프로골퍼 이준식 씨(29)와 수년째 결혼을 전제로 좋은 만남을 갖고 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골프장(혹은 연습장)에서 보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연히 배우자도 골프와 관련된 남자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미LPGA보다 주변에 한국사람 천지인 한국(KLPGA)에서 더 그렇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톱랭커 중 다수는 골프선수 남자친구를 두고 있다.
운동선수가 아닌 경우에는 평범한 청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31)는 한 살 연상인 재미교포 1.5세 토미 김 씨와 사귀고 있고, 박지은도 견실한 한국청년과 교제 중이다.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좋은 조건을 갖춘 신랑감일수록 오히려 미LPGA에서 활약하는 코리안 시스터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것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