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사립대학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꼭 같은 5개의 단체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럭비 아이스하키)를 육성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들 종목이 두 학교 인맥으로 쪼개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워낙에 두 학교 인맥의 대립이 오래됐고 또 파급력이 큰 까닭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너무 심하게 억누르면 나중에 더 심한 보복이 돌아오는 악순환을 경험했다. 그래서 두 학교 측은 서로를 라이벌로 인정하고 최소한의 배려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기타 학교 출신들이 크게 손해를 보는 제 삼의 피해가 대거 발생한다는 점이다. 최근 농구의 경우 농구협회, 남녀프로 등 3단체를 연세대가 장악하면서 남녀 국가대표 감독을 모두 연세대 출신으로 뽑아 고려대 및 기타 학교들의 불만이 거센 실정이다. 축구는 고려대가 우세한 가운데 역시 연고대 세싸움이 펼쳐지고 있고, 연고대 아성이 가장 많이 무너졌다는 야구도 물밑에서는 연고대 인맥이 모든 인사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고려대 출신의 한 농구인은 “프로 이전의 국가대표 선발을 보면 아주 웃기는 수준이었다. 거의 정형화돼 있었다. 엔트리가 12명인데 6:5:1로 나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누가 6을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싸우고 나머지 한 자리에 기타 대학 중 가장 뛰어난 선수가 들어온다. 중앙대를 나온 최인선 엑스포츠 해설위원이 그 한 명에 자주 뽑혔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중앙대가 대학 무대에서 연고대 아성을 무너뜨리며 양대 파벌 시대를 끝냈지만 따지고 보면 이도 새로운 제3세력 등장, 즉 파벌의 확대로 볼 수 있다.
‘프로화’는 이런 학교 인맥에 따른 파벌 대립을 약화시키는 순기능을 한다. 구단은 성적, 선수는 몸값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파벌보다는 실력이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대학을 포기하고 프로로 직행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현역 때는 실력이 중요하지만 은퇴 후 지도자나 행정직의 경우 아직도 뿌리 깊은 파벌 의식이 존재한다. 지난해 SK 나이츠감독으로 부임한 김진 감독의 경우 그룹 오너의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이고, KCC 허재 감독은 농구의 특정 파벌인 용산고 인맥으로 그룹 내부적으로 오너가족 대접을 받고 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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