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만난 전창진 감독은 몇 주 전부터 원인을 모르는 병에 시달리다가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종합검진까지 받았지만 ‘정상’이라는 결과에 더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어느 순간부터 혈압이 오르면서 하체의 힘이 빠지고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기운이 없어지는 증상이 반복되면서 전 감독은 응급실에도 실려가보고 검사도 받고 그 좋아하던 담배까지 왕창 줄이는 등 나름 건강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병원에선 정상이란 결과가 나왔지만 전 감독이 느끼는 체력은 제로 상태에 가깝다보니 주위에선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개막을 앞두고 너무 신경을 쓴 거 아니냐고 걱정을 해왔다고.
“오죽했으면 시즌 개막하고 1라운드는 강동희 코치에게 벤치를 맡길 생각이었다니까. 하루에 두 갑 피우던 담배도 세 개비로 줄였어요. 줄이고 싶어서 줄인 게 아니라 두 갑을 피울 체력이 안돼.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들 하는데 감독 자리가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 받느냐구. 눈 감고, 귀 닫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지. 그래도 개막 앞두고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인데, 시즌 들어가서 다시 병이 도질까봐 걱정이에요.”
신인 윤호영에 대해 전 감독은 “아직 멀었어요. 근성도 부족하고 소심한 것도 문제고. 호영이만 잘 풀린다면 병이 조금은 나을 것 같은데, 과연 호영이가 효자 노릇을 해줄지 모르겠네”라고 웃으며 대답한다.
팀의 에이스 김주성조차 전 감독의 건강을 걱정할 정도니 ‘치악산 호랑이’의 건강 회복 여부가 원주 동부의 올시즌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만 같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