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도> 실전진행. 백1, 3, 5로 뚫고나오려 하나 흑6에서 막혀 버렸다.
<3도> 백1, 3으로 단수치고 또 단수친 후 5로 이었으나 흑6으로 그만이었다. 이래서 바둑이 끝났구나 싶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목 9단의 백돌이 우상귀 7로 날아가고 있었다. 흑8에는 백9, 기막힌 이단젖힘.
<4도> 흑1에는 백2가 기다리고 있었다. 흑3으로 따내 패! 흑 대마는 왼쪽에 백 두 점을 잡은 곳, 거기 한 집밖에 없다. 중앙 백4부터 팻감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백6은 쫔에 따냄. 흑7 자체 팻감. 흑9는 3자리에 따냄. 백10 팻감. 백12 패 따냄. 흑13 자체 팻감. 백14, 이제 막다른 골목까지 왔다.
<5도> 흑1로 따내자 다시 중앙 백2, 팻감이 샘솟고 있다. 백4는 쫔자리 따냄. 흑7은 1 자리 따냄. 백8, 흑9 다음 백10 패 따냄. 흑11, 팻감인가?
<6도> 백1로 이어 버렸다. 흑도 2로 백의 눈을 없앴다. 피차 미생인데, 흑 대마는 수가 아주 길다. 과연 백의 대비책은 있는가? 백3, 5, 7은 정확한 수읽기에 의한 경쾌한 발놀림. 흑2, 4, 6은 필연의 응수. 여기서 백9로, 다시 축 비슷하게 하나 몰아 놓고….
<7도> 백1로 여기를 이었다. 아니, 흑의 공배를 메웠다. 다음 백A면 완생이니까 흑2의 파호는 무조건.
여기서 백3, 다시 축으로 하나 몰아 놓고 5로 나왔다. 이번에야말로 이걸로 정말 끝. 흑이 돌을 거두었다. 역전 드라마의 불꽃, 폭죽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백5 다음 흑B나 C는 백D로 안 되니, 더 둔다면….
<8도> 흑1뿐인데, 이번에는 백2, 축이 아니라 그냥 몰고, 4로 나와 그만인 것. <7도>의 백5는 묘지에서 걸어 나오는 유령이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