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일요신문] 이성환 기자= 경기 하남도시공사가 일반직원들의 월급 인상분을 멋대로 깎아 일부 고위직원의 연봉을 편법 인상, 물의를 빚은데 이어 최근엔 퇴직이 임박한 한 간부의 해외여행 경비 수백만 원을 서둘러 챙긴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 간부의 이번 해외여행은 공사 박덕진 사장이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이뤄져 직원들 사이에선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은 박 사장이 하남시 신장동 지역현안2부지 접근도로 개설공사와 관련, 특정 건설업체에 발주 정보를 미리 알려주고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칼끝을 겨누고 있다.
28일 공사에 따르면 간부 A씨는 지난 24일 12일 간의 일정으로 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 등 3개국 여행길에 올랐다. 경비 350만원은 공사로부터 지원 받았다.
지원 명목은 우수사원 해외연수다.
공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공적심사위원회를 개최, A씨를 포함한 B팀장 등 3명을 우수사원으로 선정했다.
A씨의 해외연수를 결정한 사장 결재는 23일 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공적은 ▲위례지구 A3-8블록 사채발행 성공적 승인 ▲위례지구 주택건설 단독사업추진 이익 극대화 ▲지역현안사업 2지구 물류유통 및 지원시설용지 토지대금 정산금 부과 등이다.
하지만 공사는 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해서는 해외연수를 다음 달로 미뤄, A씨의 해외여행을 정년 내 추진하기 위해 사전 짜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A씨는 6월말 정년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한 직원은 “요즘 간부들의 행태가 가관”이라며 “자신들의 배불리기에만 혈안이 된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그러면서 “이로 인해 근무의욕이 떨어진 상태”라고도 했다.
시의 한 직원은 “공사 얘기만 들어도 지겹다”며 “공기업 조직 맞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공사 경영평가팀 관계자는 “A씨의 해외여행이 시기적으로 뒷말을 낳을 수도 있지만 크게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특정인 편의 봐주기는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해 4월 하남시와 행정자치부는 공사 고·하위직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고위직은 임금 동결을, 하위직은 3.8% 인상을 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공사는 이 같은 방침을 어기고 3급 이하 직원 50여명에게 돌아가야 할 성과급 1700만원을 임의로 떼내 적게는 2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600만원까지 1~2급 고위간부 4명의 연봉을 무리하게 인상시켰다가 지난 3일 감사원 감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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