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환 이혜원 커플 | ||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내인 콜린 맥러플린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애슐리 콜(첼시)의 아내인 셰릴 콜(영국 팝 그룹 걸스얼라우드의 멤버 셰릴 트위디)이 남편의 바람을 눈물을 머금고 눈감아 줬다든지 하는 WAG의 이야기는 영국 타블로이드지의 1면을 종종 도배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축구스타의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 데 <일요신문>이 한국의 WAG 가운데 대표적인 ‘W’를 유형별로 살펴봤다.
베컴-빅토리아 커플로 불리는 이들은 1999년 8월 한 스포츠용품의 광고 모델로 함께 나서면서 사랑에 빠졌고 2년여 열애 끝에 웨딩마치를 울렸다.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꽃미남의 대명사인 안정환과 1999년 미스코리아 FILA 이혜원의 결혼을 보며 일부 호사가는 삐딱한 시선을 보냈지만 둘은 지난해 성탄절에 둘째를 낳는 등 잘 살고 있다.
8년째 신혼처럼 지내는 안정환-이혜원 부부의 금실은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른 안정환의 따뜻한 마음씨 때문이다. 이혜원 씨는 지난달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평소 요리를 자주 해주는데 특히 호박죽을 잘해준다. 그런데 어떤 날은 갑자기 순대볶음이 먹고 싶어 남편에게 말했더니 그것도 땀을 흘리며 정말 맛있게 만들어줬다. 그때 정말 감동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동갑내기 부부인 이동국(30·전북 현대)과 이수진도 대표적인 축구스타-미스코리아 커플이다. 안정환, 고종수와 함께 1990년대 후반 한국축구 인기를 이끌었던 이동국은 1997년 미스코리아 하와이 미 이수진 씨와 무려 7년간 사랑을 키워오다 2005년 12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이후 이동국의 부상과 부진 등으로 동갑내기 커플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사랑의 힘으로 극복했고 2006년에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쌍둥이 딸을 낳으며 환하게 웃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일월드컵 대표 출신 현영민(30·울산 현대)도 2003 미스코리아 미 안춘영 씨(28)와 2006년 12월에 결혼했다.
▲ 모범생 부부 2003년 제주도를 함께 찾았던 설기현 부부(왼쪽)와 이영표 부부. 두 커플은 일찌감치 결혼해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주위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연합뉴스 | ||
외국 연예인과 결혼한 축구스타도 있다.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최성용(34·자스파 쿠사츠)은 일본의 가수 겸 배우 아베 미호코와 지난 2005년 결혼했다. 최성용은 일본 프로축구 빗셀 고베에서 뛰던 2000년 당시 리포터로 취재 나온 동갑내기 아베 미호코를 보고 호감을 갖고 편한 친구 사이로 지내다 연인으로 발전해 백년가약을 맺었다. 도쿄에서 나고 자란 아베 미호코는 20세이던 1995년 연예계에 데뷔해 <김전일 소년사건부> 등 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고 1998년에는 싱글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한창 연애를 할 나이에 유부남 대열에 합류한 선수들이 꽤 있다. 지난해 결혼한 정성룡이 대표적인 예다. 2006년 지인의 소개로 만나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부터 혼인신고를 하는 등 일찌감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정성룡이 서둘러 결혼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정성룡은 서귀포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1999년 10월 뇌충격으로 쓰러진 아버지가 영영 일어나지 못하자 홀어머니를 혼자 모셨다. 2007년 에는 어머니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이 심해지자 ‘참한 며느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결혼을 서둘렀다.
최성국(광주 상무)은 26세의 나이에 벌써 네 살배기 꼬마의 아빠다. 최성국은 2003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 일본과의 16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SK LOVE SH’라는 문구가 적힌 속옷을 보이며 애인이 있음을 당당하게 알린 뒤 22세이던 2005년 동갑내기인 곽선혜 씨와 결혼했다.
최성국은 결혼 직후 주위로부터 “장가 한 번 잘 갔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군인인 아버지로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은 곽 씨의 내조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성국은 “아내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날카로운 지적을 한다”며 남편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아내의 현명함에 고마워한다.
24세이던 2003년에 결혼한 설기현은 21세이던 2000년부터 아내 윤미 씨와 함께 살았다. 설기현은 광운대 1학년이던 1998년 대학 동기의 여동생인 윤미 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당시 윤미 씨는 여고 2학년생이었다.
▲ 김남일 김보민 커플 | ||
윤미 씨는 전형적인 현모양처다. 한일월드컵 때 만삭이던 윤미 씨는 친정어머니와 함께 하루 걸러 한 번씩 부산 범어사 아래 지정암을 찾아 남편을 위한 불공을 올렸다. 그 덕분이었는지 설기현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고 이후 꿈에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진출까지 이뤘다.
설기현은 최근 윤미 씨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자 잔류를 희망했던 잉글랜드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로 이적하는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꿈을 위해 가족을 더는 희생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아내와 아이들은 한국으로 보내고 자신은 한국선수 중 그 누구도 진출하지 않았지만 좋은 조건을 보장하는 열사의 땅으로 갔다.
전문직 여성과 가정을 꾸린 축구스타들도 있다. 지난달 결혼한 차두리(29·독일 TuS 코블렌츠)의 아내 신혜성 씨(30)는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순수 국내 자본의 특1급 호텔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 신철호 회장의 맏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립대에서 미술 공부를 했던 신 씨는 결혼 전까지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의 코디네이터 팀장으로 일했다. 신 씨는 연애시절 예비 남편, 예비 시아버지(수원 삼성 차범근 감독)와 함께 2008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 경기를 생중계로 봤던 축구팬이기도 하다.
김남일(32·빗셀 고베)은 KBS 아나운서 김보민(31)과 2007년 겨울에 결혼했다. 이들은 누리꾼을 통해 교제사실이 알려진 뒤 시인도 부인도 안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결혼을 발표한 뒤에는 ‘대한민국 대표 닭살커플’로 깨소금을 볶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활약하는 이영표(32)의 아내 장보윤 씨(30)는 2000년 7월 당시 인터넷 방송국 Kleague-i에서 AD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이영표를 인터뷰하다가 ‘큐피트의 화살’에 맞았다. 이들은 2003년 결혼한 이후 두 아이의 아빠, 엄마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전광열 스포츠칸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