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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적인 역전 우승에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유재학 감독.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도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정지원(정): 솔직히 우승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역전우승을 해서 감회가 더욱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유재학(유): 우선 선수들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첫 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꾸준한 성적이 나서 항상 ‘다들 잘해내고 있구나’ 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러다 언젠가는 성적이 떨어질거야’ 라고 걱정했는데 우승을 차지해서 지금도 얼떨떨한 느낌이에요. 사실 5라운드에 들어서야 비로소 4강 직행을 꿈꾸기 시작했거든요.
정: 모비스 우승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왔다고 보세요?
유: 주전 포인트 가드 김현중의 갑작스런 부상과 외국인 선수 2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저희 팀이 나쁜 경기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워졌을 때 승수를 잘 지킨 것이 우승에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봐요.
정: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기까지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나요?
유: 김현중이 다치고 블랭슨까지 부상을 당했을 때 정말 답답했어요. 외국인 선수 교체가 마땅치 않았거든요. 외국인 선수 교체는 비자문제 등 최소한 1주일 이상 시간이 걸려요. 결국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는데 그 기간에 4승 2패로 선전했어요.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던 것 같아요.
정: 정규리그를 치르면서 가장 까다롭거나 힘든 상대는 어느 팀이었나요?
유: 서장훈-강병현 간 빅트레이드 이전에는 지난해 우승팀 원주 동부가 가장 버거운 상대였어요. 역시 김주성이 있어서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빅트레이드 이후에는 전자랜드와 KCC도 수비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사실 저희가 우승을 했으니 망정이지 2위를 차지했다면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 대 KCC의 승자와 맞붙었을 거예요. 저희는 정규리그에서 전자랜드에게 2승4패로 밀렸고 KCC와도 3승3패로 호각세를 이루었거든요. 이런 팀들을 일단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팀이 신장이 작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큰 선수들이 즐비한 위의 세 팀은 늘 부담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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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선수 선발 능력과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뤄요. 특히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골치 아파한단 얘기를 거의 들은 적이 없네요. 관리를 잘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선발을 잘하시는 건가요?
유: 저는 선수들을 뽑을 때 비슷한 실력이면 인성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지인 또는 에이전트를 총동원해서 선수들의 자라온 환경을 체크하죠. 그렇게 까다롭게 선발하다보니 외국인 선수들 관리 때문에 힘든 적은 별로 없었어요. 물론 외국인 선수들이 못해서 속상했던 적은 있지만 그들이 문제를 일으켜서 곤란한 적은 별로 기억이 없네요.
정: 지난해 1라운드 10번으로 함지훈을 지명해서 대박을 터뜨리셨는데요. 함지훈은 어느새 팀의 간판 스타로 자리를 잡았어요. 지난해 함지훈의 가치가 현재 이 정도까지 될 거라고 믿었었나요?
유: 제가 만약 1, 2번 지명순위를 가지고 있었다면 김태술이나 이동준을 선택했겠죠. 하지만 3순위 이하였다면 전 무조건 함지훈을 선택했을 거예요. 함지훈이 다른 팀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10번째 순위까지 밀려났던 게 저로서는 최고의 행운이었죠.
정: 물론 올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셨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한 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도 발견하지 않으셨나요?
유: 저희 팀의 보강할 부분은 역시 높이죠. 내년에는 4쿼터 내내 외국인 선수 1명이 뛰어야 하는데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지죠. 높이 보강은 불가능한 환경이고 지금보다 더 움직이는 농구로 극복할 겁니다.
유 감독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부담없이 치르겠다고 말한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우승하는 것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훨씬 값진 것이라는 자신의 평소 지론을 강조하면서.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정규리그보다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 팀이 더 대접을 받는 분위기다. 준비는 최선을 다하되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유 감독에게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CJ미디어 아나운서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