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1위를 차지한 팀은 972표를 받은 한화 이글스였다. 이는 WBC 준우승을 일궈낸 김인식 감독이라는 덕장이 이끄는 팀이라는 점이 상당한 프리미엄으로 작용된 듯하다. 다른 팀 감독들이 하나같이 WBC 감독을 고사할 때 불편한 몸을 이끌고 중책을 맡은 김 감독의 결단이 엄청난 지지를 불러온 셈. 3위에는 끈기 있는 야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두산 베어스가 784표로 팀 이름을 올렸다.
반면 8개 구단 관중들이 ‘이 팀은 절대 싫다’며 스티커를 부착한 구단은 어디일까. 단연 두 번 연속 우승으로 전성기를 이어나가는 SK가 나머지 7개 구단의 ‘공공의 적’이었다. 모두 1436표를 받아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는데 우수한 성적으로 인한 1위인 만큼 그리 기분 나쁜 일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차례 연속으로 코리안 시리즈에서 패배한 두산 팬들이 가장 많은 표를 던졌는데 반면 SK 팬들은 두산 베어스를 가장 싫어한다고 답했다.
신흥 라이벌 구도가 생성된 셈.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과 LG 트윈스는 오랜 라이벌 구도를 그대로 이어갔다. 두산 팬들은 신흥 라이벌 SK에 이어 LG를 가장 싫어한다고 답했고 LG 팬들은 두산에 몰표를 던졌다. 이로 인해 두산이 1024표로 이 부문 2위에 올랐을 정도다. 한때 자금력을 앞세워 우수 선수를 싹쓸이 한 삼성 라이온즈를 싫어하는 팬들도 많아 648표로 3위에 올랐다. 특히 KIA 타이거즈 팬들이 삼성을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삼성 팬들 역시 마찬가지.
광주와 대구라는 지역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잔재해 있는 것 같다.눈길을 끄는 팀은 구단주가 바뀌면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히어로즈다. 부러운 구단 부문에서 단 80표를 받아 꼴찌를 기록한 히어로즈는 싫어하는 팀 부문에서도 단 128표만을 받으며 역시 최하위를 기록했다. 부럽지 않지만 싫지도 않은 팀인 셈. 그렇지만 16일 현재 히어로즈는 단독 1위를 달리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