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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도>가 종국 장면이다. 흑1로 젖히고, 백2로 막고, 흑3으로 끊고….
<2도>백1로 따내고, 흑2로 내려서는 순간 이 9단이 돌을 거두었다.
이 9단의 실수? 아니다. 이건 10급도 보는 수. <1-2도>는 말하자면 이 9단이 돌을 거둘 곳을 찾은 수순이었던 것.
그러나 좀 석연치는 않다. 프로들의 대국에는 ‘돌을 거둘 곳을 찾는’ 그런 행위도 있다. 불리한 바둑, 가망이 없는 바둑이라고 판단이 되면 질질 끌지 않고 깨끗이 돌을 거두는 것도 프로의 멋 가운데 하나인데, 그래서 프로는 돌을 거두는 타이밍과 수순에도 신경을 쓰는 것.
그런데 <1-2>도는 수순이 좀 그랬던 것. 세계 정상이 10급의 수로 돌을 거두는 포즈를 취한 것이니 어울리지가 않았던 것. 이 9단이 요즘 마음이 좀 불편할 것이라고 짐작은 된다. LG배에서는 대국장 가는 문제로 그랬고, 며칠 전에는 또 한국리그 불참을 선언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 9단을 믿고 한국리그에 참여한 고향 신안팀을 실망시킨 일도 있고 하니까.
이럴 때 이 9단에게는 누군가 어떤 식으로든 ‘훈수’를 좀 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냥 기다리는 게 ‘정수’인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광구 바둑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