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에서 만난 조한승 9단(오른쪽)과 구리 9단. | ||
이자리에서 조한승 9단은 “요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어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올라왔다. 평소 성격이 낙관적인 데다가 우유부단한 면이 있어 바둑을 둘 때 형세를 실제 이상으로 내가 좋다고 보곤 한다. 그게 승부에서는 마이너스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자평한 후 “지금까지 몇 차례인가 준결승 진출에 그치고 말았던 것도 그런 점 때문이었던 것 같다.
2% 부족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왔고, 이번 기회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면서 “결승 시리즈 초반에 1승1패만 된다면 3 대 1 정도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결의와 자신감을 피력, 박수를 받았다.
조한승 9단은 바둑의 질은 최상급이라는 평가과 함께 미학주의자로 불리는 청년. 정말 부드럽고 유연한 행마로 국면을 리드하는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말도 듣고 있다. 다만 아직 이렇다 할 타이틀이 없는데, 그건 바둑의 질과 타이틀 운과는 또 별개여서 그렇다는 것. 승부에서는 좀 모질어야 하는 것이건만 조 9단은 그 모진 게 부족하다는 것. 타이틀을 원한다면, 비상을 원한다면, 이번에는 좀 모진 면을 보여 주어야 할 것 같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구리 9단은 “현재 세계바둑 1, 2, 3등을 매긴다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 김효정 2단의 질문에 “1등은 이세돌, 2등은 이창호, 3등은 다른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싶다”고 대답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번 승부 결과에 대해서는 구리 9단도 “나도 내가 3 대 1로 이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