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 판의 바둑에서 배우는 생각의 기술. 다양한 사고력을 발휘해야 하는 바둑에서 배울 수 있는 세상과 삶에 대한 사고방식을 다루면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고 미래가 바뀌며 순간적인 깨달음이나 패러다임의 전환은 개인의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제2부는 남보다 멀리 보는 고수들의 미래예측법. 프로기사들의 수읽기 방법을 설명하면서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면 장차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를 예견하기는 쉽지 않지만 장차 어떤 사태가 전개될까를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면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부는 한 수에서 터득한 이기는 기술. 바둑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나 요령 중에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처세훈’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나간다. ‘상대를 가벼이 보면 반드시 패한다’ ‘승리를 탐하면 진다’ ‘과욕은 무리수를 부른다’ 등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기술을 바둑판 속에서 찾는다.
마지막으로 제4부는 진정한 고수가 되는 길. 프로기사들의 수련방법을 통해 현대사회, 각자 자신이 일하고 있는 부분에서 경쟁력을 갖춘 ‘고수가 되는 길’을 살펴본다.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고, 최신 정보를 수집하고, 끊임없이 기록하고, 복기하며, 제자에게도 배워야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밖에도 격언으로 외워라, 자신에게 최대한 불리하게 생각하라, 죽이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등 바둑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여러 메시지들은 바둑이 우리의 일상과 그리 멀지 않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말한다.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 바둑은 단지 이기고 지는 승부가 아니라 다양한 생각의 기술이 담겨 있는 ‘사고의 예술’이자, 미래를 읽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도구이며, 인생을 승리로 이끄는 기술이 담겨 있다. 몇 시간의 장고 끝에 두는 프로기사의 한 수 속에는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다. 수많은 가능성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과거와 지금의 형세, 미래의 흐름을 모두 아는 자만이 가능하다. 요컨대 바둑의 한 수는 인생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인다. “한 판에 세 번은 기회가 온다.” 인생에서도 기회는 세 번 온다고 하는데, 바둑이 인생에서 따온 말인지, 인생이 바둑에서 따온 말인지.
그러나 중요한 건 기회가 몇 번 오느냐 하는 것보다 찾아온 기회를 아느냐 모르느냐 그거 아닐까. 지금 나를 찾아온 이게 과연 기회란 건지, 그냥 일상의 한 스냅인지, 그걸 분별하는 일 아닐까. 기회인 것으로 알아채기만 한다면 그 기회를 붙잡아 살리기 위해 모든 걸 경주하겠지만 바람처럼 찾아와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기회, 그걸 도대체 어떻게 알아차리고, 어떻게 분별하느냐 말이다. 그런 걸 가르쳐 주는 책은 없을까.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