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천수의 매니저 김철호 씨가 6월 23일 기자들을 만나기 전에 김민재 사장을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이면계약과 관련해 논의를 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기자들 만나기 전에 김철호가 날 먼저 만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이면계약과 관련된 내용은 꺼내지도 않았다. 나도 나중에 박항서 감독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김철호가 기자들한테 이면계약이 있다고 말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바로 김철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면서 모든 책임은 이천수랑 김철호가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솔직히 생각해보라.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이면계약을 에이전트가 동조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
―이천수는 김민재 사장이 시즌 중에 자신의 이적을 추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강화부장과도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런 접촉은 있었지만 이적은 전남과의 계약이 끝난 이후에 진행시키려 했다. 전남과 연말까지 계약이 된 걸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시즌 중에 이적을 시킬 수 있겠나. 이천수가 착각한 모양이다. 접촉했다고 해서 당장 이적이 성사되는 건 아니지 않나.
―기자회견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천수가 28일, 서울 모처에서 스포츠지 기자 두 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던 게 결정적인 이유다. 그 인터뷰에서 날 끌고 들어갔다. 내가 이면계약 협의에 동의를 한 것처럼. 절대 사실이 아니다. 그래서 기자회견하기 전에 이천수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내일 기자회견할 텐데 가급적이면 나랑 천수, 그리고 김철호가 같이 나가서 얘기를 하자고. 답장이 없었다.
―이천수는 위약금의 일부를 갚아줄 의향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해서. 하지만 김 사장의 기자회견 이후 아예 마음을 정리했다고 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왜 연락을 끊었는지 묻고 싶다. 내가 김철호랑 천수한테 연락도 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대답이 없었다. 문서화하지도 않은 이천수의 약속을 어떻게 믿나?
―이천수와 에이전트 계약이 돼 있나? 이천수는 전남 임대건은 김 사장이 구단 대리인 자격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하더라.
▲정말 이천수가 그렇게 말했나? 계약서 확인해 보면 알 것 아닌가.
(그러나 김 사장은 잠시 후 다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남과 계약할 때는 이천수와 3월 30일까지 돼 있는 기존의 대리인 계약서를 첨부했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이천수 매니저 김철호 씨는 김 사장과는 이미 지난 해 7월 24일 계약 해지를 했고 계약해지서도 갖고 있으며 기자한테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문제를 법정으로 갖고 갈 것인가.
▲이건 내 명예가 달린 문제다. 이런 이미지를 갖고 축구계에서 에이전트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천수가 삼자대면에 응한다면 만날 생각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