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파울 비더만이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400m 자유형 결승에서 스타트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
최첨단 재질로 저항 최소화
자유형 400m 및 200m에서 우리나라의 박태환을 제치고 우승한 독일의 파울 비더만(22)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아레나의 전신 수영복을 착용하고 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3분 40초 07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전 세계 수영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반신 수영복을 입었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400m 18위, 200m 5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분명 놀랄 만한 결과였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 뒤에는 나름의 고통이 있게 마련. 비더만은 독일 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전신 수영복을 입는 데 따르는 ‘고통’에 대해서 나름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전신 수영복을 입고 벗는 것은 한마디로 고통이다. 누가 도와줄 수도 없다. 홀로 견뎌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새 전신 수영복을 입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9분. 이미 여러 차례 입고 벗었던 수영복일 경우에도 15분 정도가 걸린다.
새 수영복일 경우 우선 발부터 발목까지 1분이 걸리고, 그 다음 발목에서부터 무릎까지 또 1분, 그리고 무릎부터 엉덩이까지 입는 데에는 무려 15분이나 걸린다. 비더만은 “엉덩이가 제일 힘든 부분이다. 걸을 때 주름이 잡히거나 끼는 부분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면서 입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엉덩이부터 허리까지 입는 데 1분이 걸리고, 전체적으로 하체의 주름을 펴는 데 5분 정도가 소요된다. 그리고 6분 동안 상체를 입으면 마침내 전신 착용이 완료된다.
당기다보니 손가락 통증도
전신 수영복을 입기가 이렇게 힘든 것은 다 입은 후 표면에 주름 잡혀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단 한 올의 실조차도 물의 저항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수영복의 주름은 신경이 쓰이게 마련. 비더만은 “전체적으로 수영복 표면이 매끄러운 상태여야 한다. 주름이 잡히지 않도록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손가락으로 있는 힘껏 잡아 당겨서 입다 보면 손가락 끝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첨단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처음 국제무대에 등장했던 첨단 수영복은 그동안 세계신기록을 무차별 양산해내는 주범(?)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국제수영연맹(FINA)은 내년부터는 모든 국제대회에서 첨단 수영복 착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