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 백1, 3으로 우변 흑의 근거를 위협하며 공세로 나오고 있는 장면. 그러나 좀 빨랐다. 좌하귀 쪽 흑4로 키운 후 6으로 코붙여 간 것이 기민하고도 날카로운 반격이었다.
<2도> 실전진행. 백1로 젖혀 받는 정도인데, 흑2가 알맞은 선수. 계속해서 흑8까지 선수로 귀를 등기이전하고 10으로 좌우의 연결 고리를 설치하면서 불안의 소지를 방비해서는 의연히 대세를 장악한 모습. 백1로 달리 두는 수는 없을까.
<3도> 백1 쪽에서 젖히는 것은 흑2에서 4가 기분 좋은 활용으로 6까지 중앙 쪽을 깨끗이 봉쇄한다. 흑의 만족이다. 또 <2도> 흑4 때….
<4도> 백1로 이단젖히고 백5 쪽을 끊는 것은, 귀의 흑 두 점을 잡는다면 또 몰라도, 그것도 잘 안 된다. 백7에 흑8로 나오는 수가 있다. 계속해서….
<5도> 흑2에서 4로 여길 틀어막는 것이 선수. 백이 손을 빼면 흑A, 백B, 흑C, 백D 다음 흑E로 젖혀 백이 양자충에 걸리는 것. <1도> 백1, 3으로는….
<6도> 백1~5처럼 일단 집을 굳히며 균형을 맞출 자리였던 것. 흑의 다음 행마를 어렵게 만드는 의미도 있다. 흑A로 걸쳐야 할지, 어떨지.
30대 초반의 판 후이 3단은 파리에서 8년째 보급활동을 하면서 파리의 최강자, 파리의 터줏대감으로 입지를 굳힌 인물인데, 한국의 낭만기객 오 7단에게 일격을 당했다. 한국에는 이런 청년이 얼마든지 있다는 걸 미처 몰랐으리라.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