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세종시교육청 행정감사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교직원들의 음주운전 문제를 두고 시의원과 감사관이 한바탕 입씨름을 벌였다. 시의원의 근절대책 요구에 감사관은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며 책임 전가에 바뻤다.
세종시의회 교육위원회는 24일 2016년 세종시교육청 소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윤형권 시의원(더민주,한솔동)은 시교육청 감사관에게 세종시교직원들의 공직기강 해이를 지적하며 음주운전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윤 시의원은 “세종시 교직원들이 음주사고를 많이 내고 있다. 음주운전이 11건 이다. 단속에 걸리지 않은 것은 이보다 20배가 넘을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만해도 2건이 발생해 조사중이다. 음주운전 측정을 거부해 도주한 사례까지 있다”면서 “음주사고가 일어난 후 감사조치를 하니 음주운전이 계속 되는 것이다. 음주운전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이에 시교육청 이중호 감사관은 “예방감사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안일하고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윤 시의원은 “권익위원회의 청렴도·부패방지 평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교직원들의 음주운전은 교육청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교직원이라면 사회적 책임감이 필요”하다며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감사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감사관은 “감사는 일어난 일을 찾아내고, 지적하고 교육하는 것”이라며 “교육청이 확대되고 교직원 수가 많아지면 음주운전자의 수도 자연스레 많아진다.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소 황당하고 무성의한 답변을 쏟아냈다.
보다 못한 윤 시의원은 목소리의 톤을 높여 “올해만 해도 벌써 2건이다 하반기에는 더 많아질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질타했다.
이 감사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정부차원에서도 음주운전 근절이 어려운데 교육청이 어찌하겠는가. 그리고 현재 음주운전이 증가추세”라며 “감사관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경징계, 중징계 등을 하고 있지만 상위법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보다 과한 징계를 내리는 것은 상위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단호한 자세로 맞섰다.
이를 참다못한 박영송 시의회 교육위원장(더민주,조치원읍)은 “윤 시의원이 선제적 조치를 말하고 있는데 감사관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사전적, 사무적 예방을 위해 모든 일을 해야한다”며 감사관의 안하 무인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이경대 시의원(새누리,전의·소정)도 “교사들이 늘어나서 음주운전이 늘었다는 말이 제대로 된 답변인가. 이럴거면 감사관실이 왜 있는가. 법적으로 처리하고 말지”라며 호통을 쳤다.
이어 이 시의원은 “교육청에서는 교육공무원들의 음주운전 근절대책이 없다는 것인가. 일말의 노력도 없는가”라며 재차 감사관의 무례(?)한 답변을 문제 삼아 감사중지를 요청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행정감사가 속개되자 이 감사관의 태도가 판이하게 누그려 졌다
“신중치 못했다. 징계를 강화하는 등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감사에 임하는 감사관의 본 모습을 찾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음주운전은 감사관이 말했던 대로 정부도 풀지못하는 어려운 문제다. 음주운전 근절이 감사관의 책무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고위공직자인 감사관이라면 공동체 문제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자신의 일처럼 추진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감사관이란 직책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음주운전을 사전에 예방할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이의 실행에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음주운전 등으로 신뢰가 바닥난 교육직 공직자들에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리 크지 않다.맡은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소임을 다해 달라는 그것 뿐이다.
ynwa21@ilyodsc.com